
곤충의 다리는 당연히 6개잖아요
그런데 3억2400만 년 전에는
다리를 무려 24개나 가진
곤충의 먼 친척이 살았어요
더 놀라운 건 이 화석이
약 40년 동안 새우 같은 갑각류로
잘못 알려져 있었다는 거예요
중고책 속 그림 하나가
40년 된 정체를 바꿨어요

이 화석은 1985년
미국 텍사스 빅벤드국립공원 북쪽에서 발견됐어요
몸길이는 약 3cm 정도였고
꼬리처럼 길게 뻗은 부분까지 합치면
전체 길이는 약 5cm였어요
처음에는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갑각류의 어린 개체로 분류됐어요
겉으로 보면 새우처럼 길쭉해서
저라도 그냥 믿었을 것 같아요 ㅋㅋ
화석은 샌디에이고
자연사박물관에 보관됐고
오랫동안 정체가 바뀌지 않았어요

그런데 고생물학자 에릭 티헬카가
중고로 구입한 러시아 고생물학 책에서
이 화석의 그림을 발견했어요
그림을 자세히 보니
갑각류의 어린 개체라고 하기에는
몸 구조가 이상했어요
결국 연구진은 박물관을 찾아가
실제 화석을 다시 조사했어요ㄷㄷ
사진만 보고 찾아가서
결국 반전 결과까지 밝혀내다니
행동력이 대단하네욤 ㅎㅎ

검은 화석과 암석의 경계가 잘 보이도록
교차편광 촬영을 사용하자
숨겨져 있던 구조가 드러났어요
긴 더듬이와 가슴 세 마디
배 끝에 달린 산란관까지 확인된 거예요
산란관이 있다는 건
어린 갑각류가 아니라
알을 낳을 수 있는
'성체'라는 의미에요
어린갑각류가 아니라는게 밝혀진거죠!
가슴에는 6개
배에는 18개가 달려 있었어요

새롭게 드러난 몸은
현대 곤충과 닮은 부분도 있었어요
가슴은 세 마디로 나뉘어 있었고
각 마디에 한 쌍씩
총 6개의 걷는 다리가 달려 있었어요
여기까지는 우리가 아는 곤충과 같아요
근데 배를 보자 완전히 달랐어요
배의 아홉 마디마다
한 쌍씩 부속지가 남아 있었거든요
가슴 다리 6개에
배 부속지 18개를 더하면
총 24개예요 ㄷㄷ

뒤쪽의 배 부속지는
끝부분이 납작한 노처럼 생겼어요
연구진은 이 구조와 화석이
발견된 환경을 바탕으로
이 생물이 물속에서 헤엄치면서도
육지나 물가를 오갈 수 있었던
"반수생"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어요
물속에서는
배의 납작한 부속지로 움직이고
바닥이나 육지에서는
가슴의 여섯 다리로
몸을 지탱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연구진들은
Chosha praecursor
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프라이커서에는
앞서 온 존재라는 뜻이 담겨 있어요
곤충은 처음부터
다리가 6개였던 게 아니었어요

이번 화석이 중요한 이유는
다리 개수가 특이해서만은 아니에요
곤충과 갑각류는
아주 먼 공통조상에서 갈라졌지만
곤충 계통이 어떻게 물과 육지를 오가며
지금의 몸을 갖게 됐는지는
화석 기록이 너무 부족했어요

특히 초기 곤충의 역사에는
약 8000만 년에 이르는
커다란 공백이 있어요
초샤는 그 빈칸 속에서
현대 곤충의 특징과 오래된 수생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어요
곤충이 어느 순간 갑자기
여섯 다리 동물이 된 게 아니라
배 부속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줄어들면서
지금의 몸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거예요~!

다만 초샤가 현대 곤충의
직접 조상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곤충 계통의 줄기 가까이에서
갈라져 나온
초기 친척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해요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외우는
곤충 다리는 6개라는 특징도
수억 년 동안 몸이 바뀐 결과였던 거죠
24개에서 6개라니
진화하면서 다리 정리를
아주 과감하게 했네요 ㅋㅋ
A 다리 24개인 고대 곤충
B 날아다니는 현대 곤충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징그러우세요?
저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전자예요 ㅋㅋ
Nature 연구 논문
Science News 연구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