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팔팔정’은 어떻게 오리지널 ‘비아그라’를 눌렀나 [이게뭐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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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발기부전 약' 하면 '비아그라'를 떠올린다.
비아그라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로, 1998년 출시 후 전세계 수많은 남성들이 복용하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약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전체 규모가 19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한미약품 홀로 3분의 1가량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후 한미약품의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로 그 전통이 이어지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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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비아그라는 2012년 특허 만료와 함께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시장에 수많은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졌고,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만 수백개의 비아그라 제네릭이 유통·판매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는 약이 한미약품 ‘팔팔정’이다. 팔팔은 2012년 출시 한 달 만에 동일 성분 의약품 중 처방량 1위를 달성했다. 이후 지금까지 10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명 센스와 가격 정책, 마케팅 전략 등이 적절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팔팔정은 비아그라의 제네릭이다. 비아그라처럼 실데나필이 주성분으로, 음경 해면체 근육 속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효소를 억제해 발기를 돕고 발기 시간을 연장한다. 실데나핀 성분은 흔히 ‘시알리스’로 알려진 타다라필 성분보다 지속 시간은 짧지만, 강직도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보고된다.
2012년 출시된 팔팔은 이듬해 오리지널 약 비아그라를 제쳤으며,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 425억원, 누적 매출(원외처방)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처방수량, 점유율 등 모든 부문에서 선두다. 다른 제네릭은 물론, 비아그라와도 2배 이상 격차를 유지 중이다.
한미약품 제품들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작년 기준 로수젯(1788억원), 아모잘탄패밀리(1419억원), 에소메졸패밀리(642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렸다. 참고로 한미약품의 타다라필 성분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정’은 217억원으로 9위였다. 상위 10개 제품 안에 발기부전 치료제가 두 개며, 두 제품으로만 6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전체 규모가 19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한미약품 홀로 3분의 1가량을 쥐고 있는 셈이다.
팔팔이 출시 초부터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직관적이면서도 독특한 이름의 영향이 컸다. ‘팔팔’ 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故 임성기 회장이 직접 지은 제품명이다. 출시 당시 대부분 제네릭이 비아그라의 이름을 따서 ‘OO그라’ ‘비아OO’과 같은 이름을 사용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팔팔은 과거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을 때 독특한 이름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후 한미약품의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로 그 전통이 이어지기도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네이밍이 환자들의 병원 방문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접근성 좋은 가격도 한몫했다. 팔팔 출시 당시 한미약품은 비아그라의 비싼 약가로 인해 환자들이 약을 반으로 쪼개 먹거나 불법 유통되는 가짜 약을 구매·복용하는 점에 착안해, 팔팔의 가격을 오리지널 제품 대비 25% 수준으로 책정했다. 동시에 50mg 용량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다양한 용량과 제형도 함께 선보였다.
현재 한미약품은 팔팔과 구구에 이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 패밀리’, 과민성방광 치료제 ‘미라벡서방정’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비뇨기질환 분야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의약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우수한 비뇨기 분야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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