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를 꿀에 찍어 먹는다고? 이탈리아에선 상상도 못할 일

"한국에서 먹는 '파마산' 치즈는 대부분 미국 공장에서 만든 겁니다. 안타깝습니다. 이탈리아 파르마 지역에서 만든 원조 파마산 치즈는 지금 한국의 파마산 치즈와 맛이 전혀 다릅니다. 이탈리아 음식은 지역마다 고유한 풍토와 기후, 오랜 역사가 모두 담겨 있으니 꼭 '진짜'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17일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 행사에서 만난 이탈리아 무역공사 페르디난도 구엘리 서울무역관장의 말이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이탈리아 치즈가 인기다. 피자·파스타뿐 아니라 와인 안주용으로도 이탈리아 치즈를 즐겨 먹는다. 그런데 우리가 이탈리아 치즈라고 먹는 게 진짜 이탈리아 치즈와 다르단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이탈리아 치즈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이탈리아 음식 주간 행사에서 배우고 왔다.
무난한 치즈 원한다면 '아시아고'
이탈리아는 지역마다 대표 치즈가 다르다. 이를테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는 '고르곤졸라' 치즈가 유명하다. 고르곤졸라는 밀라노 외곽의 소도시 이름이다. 푸른색 곰팡이가 끼어 있어 ‘블루 치즈’라고도 한다. 치즈를 숙성하는 중에 일부러 구멍을 내 곰팡이가 생기게 한다. 고르곤졸라는 숙성 기간에 따라 종류가 다른데, 한 달 숙성한 '돌체'는 크림처럼 부드럽고 두 달 이상 숙성한 '피칸테'는 딱딱하고 특유의 향이 더 강하다.

한국에선 고르곤졸라 피자를 꿀을 찍어 먹는다. 이탈리아에서도 그럴까? 음식 주간 행사에서 만난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는 "치즈만 먹을 땐 과일잼이나 꿀을 곁들이긴 한다"면서도 "피자를 꿀에 찍어 먹는 건 상상할 수 없다. 한국에서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식재료를 수입하는 '이탈리아멘티' 우재하 부사장은 "일본에서 고르곤졸라 치즈의 쿰쿰한 향을 누그러뜨리려고 꿀을 찍어 먹기 시작했다"며 "고르곤졸라 치즈는 빵이나 견과류와 함께 먹고 향이 강한 와인이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관광청 김보영 한국사무소장은 '아시아고' 치즈를 추천했다. 이탈리아 북부 비첸차 주 아시아고 지역에서 만든 치즈로, 적당히 깊은 풍미와 고소한 맛이 나는 반경성 치즈다. 샌드위치, 샐러드, 와인 안주로 두루 좋다. 숙성 과정에서 치즈 덩어리를 압착해 구멍이 뽕뽕 나 있다. 스위스 에멘탈 치즈와 비슷하다.
파마산 아니고 파르미지아노
이탈리아 중부 파르마 지역도 치즈가 유명하다. 딱딱하면서 고소한 맛이 강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다. 우리에겐 '파마산 치즈'로 더 익숙하다. 한국에선 치즈 가루로 많이 먹는데, 대부분 미국산이다. 이탈리아 정통 치즈를 사고 싶다면 DOP 마크를 확인하면 된다. 유럽연합에서 인증한 제품을 뜻하는 표식으로, 식재료·가공방식·포장 등을 지역 전통에 따라 만든 제품에만 DOP 마크가 붙는다.

로마식 정통 카르보나라

나폴리에서 많이 먹는 모차렐라 치즈도 지중해 물소인 버펄로 우유로 만든 '부팔라 치즈'를 써야 제맛이 난다. 피자 토핑은 물론이고 샐러드에 얹어 먹어도 좋다. 올리브유를 살짝 뿌려 먹으면 치즈 특유의 풍미가 더 살아난다. '이탈리아 세계 음식주관 행사'는 이달 20일까지 진행된다. 이탈리아무역공사가 서울 가로수길에서 운영하는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젤라토·커피 등을 맛보고 다양한 이탈리아 제품을 살 수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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