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장형진 국감 불출석 "일본에서 두 시간 걸리는데, 국민 기만"
[이주연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첫날, 증인으로 채택된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불출석하자 여야 모두 입을 모아 "국회를 무시하는 모습"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 영풍에 대한 청문회 개최도 요구도 이어졌다.
장 고문은 낙동강 핵심오염원 관련 환노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증인 채택 의결을 하루 앞두고 일본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장'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국감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장 고문에 대한 종합감사(아래 종감) 증인 채택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그 때도 안 나오면 (영풍 석포제련소 관련) 청문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회에서 채택한 국감 증인이 출석을 피하는 건 국민 기만행위"라며 "환노위 국감 종감 날 장 고문을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고,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면 동행 명령장을 발부를 포함해 고발 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 30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 연합뉴스 |
그는 "일본에서 여기 오는 게 두 시간밖에 안 걸린다, 출장은 (국회 증인으로) 오기 싫다는 다른 표현"이라며 "몸 상태가 안 좋고 경영에 관여 안 한다면서 업무상 일본에 간 건 국회를 무시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증인 채택 전날 출국해 오는 31일에 입국한다는데, 국감 출석을 거부하겠다고 하는 고의적 회피로 보인다"라며 "종감에서 증인으로 다시 출석하도록 의결하고 출석 불응 시 법적 제재를 취해 달라, 국회 차원의 청문회 추진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환노위는 지난달 30일 장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장 고문은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귀국 예정 날짜는 오는 31일이다.
장 고문은 지난 4일 환노위에 제출한 사유서를 통해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지병이 악화됐다"며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다툼 및 주식 공개 매수 이슈에 일본 거래처 및 협력사들은 '영풍과 고려아연 중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등 혼돈 상태에 빠질 게 분명히 예상됐다,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동요를 막아야 될 입장이 됐다"며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 영풍제련소 문제 해결을 위한 워크숍에 모인 활동가들이 노동자가 사망한 2024년 3월 9일 제련소 앞에서 "영풍제련소 낙동강에서 썩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장 고문의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도피성 출장이 분명해 보인다"라며 "한 달 넘는 기간을 출장을 다니면서 본인 외에 출장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건 (장 고문이) 여전히 영풍 경영 최고 책임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이자 의원은 "장 고문은 질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해놓고 해외 출장을 갔다, 경영권이 없다면서 기업을 위해 해당 업무를 꼭 해야 한다고 한다"라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영풍 석포제련소 토양 오염 문제는 매해 지적돼 왔음에도 원상회복이 더디다"라며 "실질적 오너인 장 고문이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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