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작은 술집 하고 있는 올해 29살 신민호라고 합니다. 장사한 지는 1년 3~4개월 정도 된 거 같아요. 지금 하는 가게는 이것저것 좀 뒤섞여 있긴 해요. 조개탕, 샤브샤브, 보쌈이 많이 나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저희 매장은 5분 단위로 돈을 지급해요. 그러니까 시급이 11,000원인데, 직원분들이 조금 더 도와주다 늦게 퇴근할 수도 있고, 아니면 출근 시간이 5시인데 4시 50분에 올 수도 있잖아요. 그럼 그때부터 시간을 측정해요. 지각하는 걸 싫어해서 더 빨리 오라고도 안 하는 대신에 좀 더 일찍 와서 일을 했으니까 시급을 지급하는 거죠.
매장 평균 매출은 딱 3,000만 원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한 25% 가져가는 거 같고 인건비가 20%, 재료비 35% 정도 돼요.
역북동 상권이 근처에 생겼는데 거기에 대학가 상권이 형성돼 있으니까 젊은 분들이 다 그쪽 가서 술을 드시더라고요. 저희 매장이 있는 시장 안에도 예쁘게 인테리어 해놓은 술집이 있어서 찾아와 주시면 좋겠어요. 음식도 맛있거든요.
메인 상권이 원래 시장 쪽이었는데, 제가 군대 갔다 오니까 바뀌어 있었어요. 상권이 바뀌고 한참 뒤에 창업한 거 같아요. 다들 근데 10명 중에 9명이 현재 메인 상권에 하라고 그랬어요. 근데 제가 술 먹으러 많이 가봤는데 잠깐 사이에 수도 없이 바뀌더라고요. 그리고 결국 남는 건 프랜차이즈들이었고요. 개인 술집들은 대부분 좀 금방금방 바뀌는 경향이 있어서 시장 쪽으로 온 것도 있고요.
퇴근하고 나서 손님들 지나가는 걸 보면서 상권 조사도 해봤는데 시장 쪽에는 술집이 별로 없으니까 술집 이야기를 한 2~3개 밖에 안 하더라고요. 'A 갈래? B 갈래?' 선택지가 몇 개 없는 거예요. 그러면 이 사이에서 맛있게 하면 많이 찾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죠.
창업한 건 27살 때인데 그때는 어디에 꽂힌 것 같아요. 지금의 가게 자리 보고 '아, 여긴 된다!'라는 게 미친 사람처럼 꽂혀서 일하던 사장님한테 말씀드리고 바로 창업하는 데까지 진짜 한 달 걸린 것 같아요.
인테리어 비용은 간판 포함해서 2,500만 원 정도 든 거 같아요. 원래는 네일, 미용하는 곳이었던 거 같은데 공실로 좀 오래 비어있었던 거 같아요. 음식점은 아예 아니었어요.
서울 분들은 '시내'라는 말을 좀 안 쓰더라고요. 그냥 지역명으로 강남, 신촌, 홍대 이렇게 부르시잖아요. 근데 저희 상권은 그냥 시내라고 해요. '김량장동 시내' 같은 식으로요. 시장이라 나이대가 좀 높아요. 저희 가게는 2층에 있고 통유리로 사방이 뚫려 있어요.
음식점 시작하시기 전에는 공군 행정병이었어요. 원래 정비병으로 들어갔었는데, 학교를 다 항공정비과로 나왔어요. 남자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자동차보다는 비행기가 멋있지 않나 싶어서 학교 들어갔는데 제가 공부를 못해서 자격증을 못 따겠더라고요.
처음 외식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군대에 서점 같은 게 있었는데, 백종원님 책을 읽고 감명받았어요. 제가 책을 아예 안 읽거든요. 근데 그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한 3~4번 읽었던 것 같아요. 거기서 가장 많이 말하는 게 청결이었고, 그리고 손님들한테 건네는 서비스였어요.
장사하는 데 기반이 된 노하우 같은 거는 전 직장에서도 많이 봤고 요즘 유튜브가 너무 잘 돼 있으니까 백종원 선생님의 [골목식당] 같은 걸 많이 참고했어요. 백종원 아저씨가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완전 존경합니다.
요식업이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손님분들이 음식을 딱 먹고 고개 끄덕이면 전 맛있다고 보거든요. 한 입 먹고 끄덕이면 맛있는 거고, 기우뚱거리거나 말이 없으시면 뭔가 그렇게까지 입맛에 맞지는 않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요리한 거 딱 먹을 때 손님이 고개 끄덕거리시고 맛있다고 해주시면 거기에 좀 쾌감이 많이 있는 거 같아요.
프랜차이즈도 많지만 개인 매장으로 시작한 이유는 솔직하게 프랜차이즈는 빼가는 게 많을 거 같았어요. 근데 개인으로 하면 제가 순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까 잘 되어도 내가 벌고, 못 해도 제가 못 버는 거잖아요. 막상 안 되면 제 잘못이어도 프랜차이즈 탓을 할 거 같더라고요.
오픈하고 장사 못 해 먹겠다고 생각한 적을 꼽자면 가게에 있는 이것저것 많이 고장 날 때랑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면접 안 오시는 분들도 너무 많아요. 공고를 올리고 4명 정도가 지원을 해주시면 4명 다 안 오기도 해요. 그다음에 출근했다가 며칠 뒤에 바로 무단결근 해버리기도 하고요.
가게 하시면서 제일 기뻤던 때는 가오픈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왜냐면 하루 매출이 평일에 한 40, 주말에 많이 팔아야 100만 원 정도 생각했어요. 근데 가오픈을 딱 했는데 주말 매출이 막 나오니까 기분이 좋았죠. 이게 아무래도 오픈빨이 있긴 한데, 아마 오픈 때가 최고 매출이었던 것 같긴 해요.
상권들이 좀 옛날 스타일이긴 한데요. 새로 생긴 역북이라는 곳으로 젊은 상권들이 다 넘어갔는데, 시장 쪽에 좀 예쁘게 인테리어 하면 틈새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쪽에 하게 됐어요. 틈새시장을 노린 거죠.
창업할 때 처음에 한 8,000만 원 들었던 것 같아요. 보증금 포함해서요. 그 돈은 일 시작하면서 150만 원씩 적금해서 마련했어요. 무조건 150만 원씩요. 제대하고나서부터 모았으니까 23~24살부터 모았죠. 한 3년 모았던 것 같아요. 대출도 2,500만 원 정도 있어요. 이게 생각했던 것만큼 대출이 잘 안 나와요. 대출은 태어나서 처음 받았던 건데 좀 떨렸어요. 부모님한테도 말 아예 안 하고 비밀로 진행했는데, 가게를 차리고 짠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이거 내 가게야~' 하면서요. 7월에 가게 오픈하고 대출은 12월 초에 갚았어요. 5개월 걸렸던 거죠. 5개월 만에 대출금을 다 갚았어요. 돈을 아예 안 썼어요.
창업할 때 8,000만 원 들었는데 권리금은 없었어요. 너무 오래 빈 상가로 있었거든요. 보증금은 3,000만 원, 월세는 부가세 해서 한 130만 원 정도 나와요. 130만 원이면 이 근처에서 제가 생각했을 땐 저렴한 것 같아요.
진짜 현실인 걸 느끼는 게 딱 가오픈 때 두 달 정도는 최고 매출 찍고, 그 이후로는 이제 거의 평범하게 유지되더라고요. 최고 매출은 4,000만 원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이제 연초고 설날이 끼어 있는데 이번 달 목표 매출은 3,300~3,500 정도 한 번 찍어보고 싶어요.
1년 후에 목표가 있다면 2호점, 가게 하나 더 차렸으면 좋겠어요. 저희 가게 오시면 서비스 많이 챙겨드릴 테니까 많이 찾아주시고, 창업에 관심이 있고 시작하시려는 분들은 신중하게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신중하게 해서 다들 번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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