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연장술 내고정 연장술의 역사와 한계, 그리고 미래 [정형외과의 미용적수술, 사지연장술, 휜다리수술]

헬스조선 편집팀 2026. 1. 6. 13:5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고정 장치를 이용한 연장(좌)사진과 내고정 장치(프리사이스)를 이용한 연장(우)/사진=뉴본정형외과 제공

사지연장술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외고정 연장술을 선택할 것인지, 내고정 연장술을 선택할 것인지이다. 외고정 연장술은 뼈 바깥에 원통형 또는 일자형 고정 장치를 부착해 연장하는 방식이고, 내고정 연장술은 뼈의 내강에 연장 장치를 삽입해 연장하는 방식이다.

두 방법은 키를 늘릴 수 있는 대표적인 수술법이지만, 각각 뚜렷한 장단점을 가진다.

외고정 연장술의 장점은 수술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연장 기간 중 체중부하와 재활이 가능하며, 60년 이상 축적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중 문제 발생 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확립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면 외부 장치를 착용해야 하므로 흉터가 남을 수 있고, 연장 기간 동안 수면과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내고정 연장술은 외부 장치가 없어 흉터가 적고, 미용적으로 유리하며 수면이 비교적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장치 비용이 매우 고가이고, 연장 기간 동안 체중부하가 제한되어 재활이 어렵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사지연장술에서 재활은 필수 요소이며, 이를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타인의 도움이나 병원 시스템에 의존해야 하고, 이는 수술비 외 추가 비용으로 이어진다.

결국 두 수술법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구조이지만, 동시에 각자의 장점이 상대 방식에서는 취약점이 되는 관계에 있다.

사지연장술의 기초를 만든 인물은 러시아의 가브릴 일리자로프 박사이다. 그는 외고정기를 이용한 사지연장술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연장술의 이론적 토대인 일리자로프 원리를 확립했다. 현재 사용되는 외고정 연장술은 물론, 내고정 연장 장치들 역시 이 원리 위에서 발전해 온 것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초반 독일에서 개발된 FITBONE 장치를 통해 내고정 연장술이 시작되었다. 당시 레지던트 시절 처음 이 장치를 접했으나, 매우 고가였고 기계적 문제도 많았다. 결국 반복적인 결함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사용이 중단되었다.

이후 사용된 장치가 알비지아(Albizzia)이다. 이 장치는 수동 회전 방식으로 연장을 했는데, 한 번 연장할 때 약 40도에 가까운 회전이 필요했다. 종아리를 수건 짜듯 비틀어야 연장이 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을 유발했고, 결국 임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그 다음 등장한 장치가 ISKD 이다. 필자는 국내 최초로 이 장치를 이용한 수술을 집도했고, 사지연장술 붐과 함께 많은 환자를 수술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집도 경험을 가진 의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장치로 평가받았으나, 예측 불가능한 연장 속도와 장치 결함 문제로 결국 퇴출되었다.

이후 등장한 장치가 프리사이스(Precice)이다. 비교적 안정성과 신뢰도가 높은 내고정 연장 장치로 평가받았고, 최근까지 사용되었으나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내 수입이 중단되었다. 또한 여전히 고가의 비용과 체중부하 제한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 다음으로 나온 스트라이드(StrYde) 장치는 연장 중 골용해(뼈가 녹는 현상) 문제가 확인되면서 중단되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당 부작용에 대한 논문이 발표된 이후에도 1년 이상 환자들에게 수술이 지속되었다는 점이며, 이는 의료 윤리 측면에서 큰 의문을 남겼다.

필자는 ISKD 시절 내고정 연장술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경험 때문에 이후 환자들에게 내고정 연장술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스트라이드를 선택하지 않았던 그때의 보수적인 선택들이 환자를 위해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지연장술의 역사는 기술의 진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새로운 장치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하며, 더 미용적인 결과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늘 임상이라는 검증의 벽 앞에서 걸러졌다. 특히 내고정 연장술은 ‘외고정의 불편함을 없애겠다’는 명확한 목표로 발전해 왔지만, 체중부하 제한, 예측 불가능한 기계적 결함, 골용해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라는 숙제를 반복적으로 남겼다.

사지연장술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가브릴 일리자로프 박사가 강조했던 핵심은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생물학적 치유 과정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었다. 이 원리는 외고정이든 내고정이든, 어떤 장치를 쓰더라도 결코 바뀌지 않는다. 장치가 발전해도 뼈와 연부조직의 생리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핏본(FITBONE), 알비지아(Albizzia), ISKD(Intramedullary Skeletal Kinetic Distractor), 프리사이스(Precice), 스트라이드(Stride)로 이어진 내고정 연장장치의 흐름은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환자에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특히 스트라이드(Stride) 사태는, 장치의 구조적 문제와 임상적 위험성이 제기된 이후에도 수술이 계속되었다는 점에서 기술 이전에 의사의 윤리와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묻게 한다.

미래의 사지연장술은 단순히 내고정이냐 외고정이냐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v 충분한 체중부하가 가능한가? 
v 연장 속도와 재생 골의 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가?
v 예측 불가능한 기계적 오류를 최소화했는가? 
v 재활을 환자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는 구조인가?

이 질문들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기술은, 아무리 화려해 보여도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사지연장술의 미래는 새로운 장치가 아니라, 검증된 원칙을 얼마나 겸손하게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 유행보다 안전을, 마케팅보다 생물학을, 편리함보다 환자의 평생을 우선하는 선택. 그것이 수십 년간 사지연장술을 겪어온 의사로서, 그리고 이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들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결론이다.

/기고자: 뉴본정형외과 임창무 원장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