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렸다"…'티핑 포인트'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반성 왜
'1만 시간의 법칙'으로 한국에도 친숙한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신작을 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과거 내 주장 중 틀린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가 25년 전 펴낸 책,『티핑 포인트』에서 일명 "깨진 유리창 이론"과 관련한 부분에서다. 그는 당시 책에서 깨진 유리창과 같은 작은 것들이 방치되고 쌓여가면 더 큰 범죄로 전염병처럼 이어지며, 그 순간이 '티핑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 '깨진 유리창' 이론은 사실 1982년 발표된 것이지만, 글래드웰의 책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해졌다. 뉴욕시는 이를 받아들여 경찰이 행인이 수상하다고 판단할 경우 바로 불심검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범죄율은 낮아졌지만 특정 인종이 더 많은 불심검문의 대상이 되면서 논란도 낳았다.
글래드웰이 NYT에 "내가 틀렸다"고 말한 부분은 이 불심검문과 같은 공권력 행사 부분이다. 그는 NYT에 "'깨진 유리창'이 실제로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공권력이 불심검문과 같은 고압적 방법을 써서라도 깨진 유리창을 수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틀렸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번 신간 영어 제목은 『티핑 포인트의 복수(Revenge)』로 해석된다.
NYT 기자가 "과거 자신이 했던 주장이 실제로 정책으로도 입안됐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틀렸다고 말하는 기분은 어떤가"라고 묻자 그는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데 주저함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25년 전에 썼던 책이고,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그런 긴 세월이 지났는데 사회가 바뀐 게 없다고 느낀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정말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어떤 아이디어라도 그게 나중엔 틀릴 수 있다는 자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사실이 아닌 아이디어를 다룰 때 특히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글래드웰은 뉴요커(the New Yorker)의 기자이자, 『티핑 포인트』등 내는 책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어떤 일에든 1만 시간을 투자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아웃라이어』에 소개됐다.
그는 NYT 기자를 자택으로 초대해 인터뷰에 응했는데, NYT에 따르면 작업실엔 마오쩌둥(毛澤東)의 포스터와 중국 공산당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고 한다. NYT 기자가 "공산주의와 같은 이념 역시 잘못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건가"라고 묻자, 그는 "그냥 (공산주의) 포스터가 우습다고 생각해서 붙였다"고 답했다.
전수진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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