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NN 간판앵커 콜린스 또 조롱…“웃어라” 이어 합성사진

김형구 2026. 7. 2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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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WHCA) 만찬 행사에서 CNN 백악관 수석기자 케이틀란 콜린스(오른쪽)가 ‘우수보도상’을 받은 뒤 시상식을 진행한 CNN 앵커 울프 블리처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스카이뉴스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소 자신과 각을 세워 온 CNN 백악관 수석기자 겸 간판 앵커 케이틀란 콜린스(34)를 겨냥한 조롱성 합성 이미지를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별다른 설명 없이 콜린스의 얼굴이 합성된 이미지 한 장을 올렸다. 2023년 ‘버드 라이트’ 캔맥주 홍보 행사 때 찍힌 트랜스젠더 여배우 딜런 멀베이니의 사진에 콜린스 기자의 미소 짓는 얼굴을 합성한 것으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로 추정된다.

버드 라이트 제조사인 앤하이저부시는 2023년 성전환 1주년을 맞은 멀베이니와 협업해 홍보 영상을 제작했는데, 당시 미 보수 진영은 이를 ‘워크(Woke, 깨어 있다는 뜻으로 진보적 정치·사회 의식을 비판적으로 이르는 표현) 마케팅’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버드 라이트 판매가 급감하면서 미국 문화전쟁을 대표하는 일로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합성 이미지. 2023년 ‘버드 라이트’ 캔맥주 홍보 행사 때 찍힌 트랜스젠더 딜런 멀베이니의 사진에 CNN 간판 앵커 케이틀란 콜린스의 얼굴을 합성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로 추정된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2023년 트랜스젠더 여배우 딜런 멀베이니가 ‘버드 라이트’ 홍보 행사에서 캔맥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이번 합성 이미지는 지난 24일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만찬에서 콜린스 기자에게 퍼부었던 조롱성 발언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콜린스 기자는 만찬 행사에서 지난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펼쳐진 긴장감 넘치는 백악관 회담을 보도한 공로로 ‘우수보도상’을 받았다.


트럼프 “젊고 매력적인 여성. 웃어라” 모욕


콜린스 기자가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했지만, 이후 이어진 연설에서는 조롱성 발언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린스의 수상을 축하하고 싶지만 그녀는 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 가짜(뉴스)였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녀는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라며 위험수위를 넘나들더니 급기야 “그녀는 절대 웃지 않는다. 가짜뉴스 채널 CNN에 있으니까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니 웃어, 케이틀란”이라며 인신공격성 농담을 이어갔다. 또 “콜린스가 대형 스폰서를 따낸 줄 알았는데 버드 라이트 광고 주인공은 콜린스가 아니라 딜런 멀베이니였다”고도 했다. 조롱과 야유가 뒤섞인 언사에 만찬장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WHCA) 만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콜린스 “불편한 질문 왜 중요한지 상기시켜”


콜린스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인신공격을 맞받았다. 콜린스는 “지난밤 만찬에서 두 번째로 좋았던 순간은 친구이자 멘토인 울프 블리처(CNN 앵커)로부터 상을 받은 것이었다. 첫 번째는 왜 수정헌법 1조가 중요한지, 그리고 권력자들이 싫어하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왜 중요한지 모두에게 상기시켜준 것이었다”고 했다. 표현의 자유를 담은 수정헌법 1조를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콜린스는 인스타그램 게시물 마지막에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명언 “당신의 동의 없이는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만들 수 없다”는 문구를 덧붙여 트럼프 대통령의 야유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아무리 모욕해도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콜린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힐난 직후 CNN은 성명을 통해 “케이틀란 콜린스는 뛰어난 실력과 끈기를 갖춘 신뢰받는 기자”라며 “CNN은 그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WHCA) 만찬 행사에서 CNN 백악관 수석기자 케이틀란 콜린스(오른쪽)가 ‘우수보도상’을 받은 뒤 시상식을 진행한 CNN 앵커 울프 블리처(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포옹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집권 1기부터 콜린스와 공개 충돌


트럼프 대통령과 콜린스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콜린스는 트럼프 집권 1기 행정부 때부터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자주 설전을 벌인 기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8년에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및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와 관련된 껄끄러운 질문을 던졌다는 이유로 백악관 출입을 정지당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도 두 사람의 긴장 관계는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때 콜린스의 질문을 “가짜뉴스 언론”이라고 비하하거나 “부끄러운 줄 알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거나 답변을 거부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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