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사로잡은 '시성비' 여행!

여행에도 새로운 기준이 생겼어요. ‘시성비’, 즉 시간 대비 만족도예요. 긴 연차를 쓰지 않고도 짧은 일정으로 알차게 다녀오는 여행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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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소도시로 '시성비' 여행!

해외여행보다 국내 도시로 1박 2일 가볍게! 휴가비 아끼고 그 지역만의 로컬 색깔도 즐길 수 있어요. 강원도가 대표적이에요. 알록달록 지붕과 푸른 동해 바다가 어우러진 묵호항은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릴 만하죠. 에메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기암괴석이 절경인 삼척 장호항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며 누리소통망(SNS)을 장식하고 있어요.

두 곳 모두 KTX로 부담 없이 갈 수 있고 주요 볼거리가 모여 있어 차 없이 ‘뚜벅이 여행’을 하기에도 좋아요. 특산물인 밤을 활용해 티셔츠를 만든 충남 공주처럼 굿즈와 축제로 지역색을 보여주는 도시도 있어요. 요즘 MZ세대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소도시들은 어디일까요?

제비가 낮게 나는 시장

영화를 보고 찾아간 강원도 영월, 어딜 가나 단종이 있다. 그가 갇혀 지냈다는 청령포 입구에는 평일인데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육백 년이 지난 지금도 동네의 주인공은 단종이다. 영월서부시장에는 제비가 산다. 돌아오지 못한 소년 왕의 동네에 제비는 봄마다 잊지 않고 돌아온다. 사람 어깨에 부딪힐 듯 낮게 날아 나도 모르게 움츠리며 걷게 된다. 시장 안쪽에는 부침개 골목도 있다.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데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 갈 때마다 한 집씩 들러 단골집을 늘린다. 제비처럼 나도 이 시장에 돌아올 이유를 만든다.

by 땡지 님

연못가 정자의 '봉래주인'

강원도 원주에 강원감영이라는 곳이 있다. 조선시대 강원도를 다스리던 관청, 지금으로 치면 도청이다. 그 시절 관찰사들은 후원 연못가 정자에 앉아 스스로를 ‘봉래주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신선 세계의 주인이라는 뜻이다. 지금 그 정자의 주인은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 저녁 산책 나온 노부부들이다. 마침 그날 밤, 감영 마당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객석을 채운 건 관광객이 아니라 저녁 먹고 마실 나온 동네 사람들. 문화재 마당이 그대로 동네 사랑방이었다. 근처 식당에서 황태해장국 한 그릇 먹고 나오는 길, 신선이 별건가 싶었다. 이 정도면 나도 반나절 봉래주인.

by 뽀릉이 님

떡볶이 좋아하면 꼭 가야 할 도시

사람으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 말고, KTX도 닿지 않는 곳에 가고 싶었다. 친구가 늘 가보고 싶어 하던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전북 순창으로 향했다. 고추장이 유명한 줄은 알았지만, 도시 전체가 하나의 고추장 테마파크일 줄이야. 발효테마파크, 장을 재우는 토굴 등 발효의 도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느리게 익어가는 도시에서는 여행도 천천히 발효되는 것 같다. 서두르지 않아서 깊어지는 맛. 장도, 순창의 시간도 그렇다. 이제 떡볶이를 먹을 때면 순창이 생각난다.

by 옹심이 님

신라 금관이 청주에 있는 이유

경북 경주에서 신라 금관 여섯 개가 104년 만에 처음 모인 전시를 봤다. 금관은 원래 어디에 있던 걸까? 두 개는 서울, 세 개는 경주, 그리고 한 개는 충북 청주다. 왜 청주일까? 궁금증을 들고 국립청주박물관으로 갔다. 차로, 기차로, 버스로, 세 번째 방문. 뭘 타도 서울에서 1시간 20분. 금관이 청주에 있는 이유를 찾았냐고? 청주가 한반도 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란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2023년 서울의 금관 하나가 이곳으로 왔다. 경주에서는 사람에 치여 힘들게 봤던 금관을 이곳에서 맘껏 즐겼다.

by 유현 님

시원 달콤 '나주배' 여행

서울 용산에서 두 시간, 기차가 나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에 내려놓았다. 절로 걸음이 느려지게 하는 도시. 아무도 서두르지 않으니, 나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 혁신도시의 반듯함과 구도시의 오래된 골목, 그 온도 차를 느끼는 재미가 있다. 배 디저트, 배 음료, 배 막걸리··· 배의 도시답다. 배 막걸리 한 잔을 시키니 사장님 이야기가 안주로 따라온다. 다른 막걸리도 맛보라며 서비스로 내준 인심, 이웃처럼 정겹다. 올해가 ‘나주 방문의 해’라고 한다. 하룻밤 묵으면 지원금도 준다니, 느린 도시가 건네는 초대장이다.

by 유림 님

일곱 시의 항구

동해스카이런,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대회에 나가려고 강원 동해시 묵호에 왔다. 원래도 강원도를 좋아했지만 두 발로 능선을 달려보니 자연이 색다르다. 묵호의 가게들은 일곱 시면 문을 닫는다. “평생 살면서 요즘 관광객이 제일 많아요.” 택시기사의 말과 달리 골목은 일찍 어두워졌다. 관광객이 아무리 밀려와도 항구는 항구의 시간으로 산다. 원하는 곳이 일찍 문 닫아 속상했지만, 그대로도 좋다. 마지막 남은 문어닭강정 운 좋게 손에 넣고, 회센터에서 회 한 접시 들고 돌아와 숙소에서 묵호의 맛집을 즐겼다.

by 유인버스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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