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헬멧 브랜드가 되기까지, HJC의 역사
도전과 혁신의 길
HISTORY OF HJC
한국의 조그마한 모터사이클 주변 용품 업체에서 시작해 세계 헬멧 시장 점유율 1위의 글로벌 헬멧 브랜드가 되기까지.
세계 시장에서 어떤 산업군을 찾던 그 상위 그룹에 한국 기업이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위상은 높아졌다. 모터사이클 라이딩 기어 산업군에서도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업이 있다. 바로 HJC다. 현재 HJC는 세계 헬멧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업이다. HJC는 할리데이비슨과 야마하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제조사의 헬멧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제조사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 콘텐츠 제작사, 모터사이클 레이싱 선수들과 협업을 통해 헬멧을 출시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HJC가 얻은 것은 단순히 디자인적인 요소만이 아니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품질을 개선했다. HJC는 안전, 혁신, 개척자 정신, 고객 만족, 디자인과 관련해 다섯 가지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헬멧이 소중한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제품인 만큼 품질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 개선된 제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것, 개척자 정신을 품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 선수부터 일반인까지 제품을 필요로 하는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것,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세계인의 얼굴과 개성, 두상을 연구하고 이를 디자인에 적용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역사의 시작
HJC의 설립자 홍완기(현 HJC 회장)는 1971년 모터사이클 용품을 만드는 홍진 기업을 설립했다. 말 그대로 재봉틀 한 대로 모터사이클 주변 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홍진 기업 설립 후 3년 뒤인 1974년에 헬멧 내장재를 납품하던 거래처 서울 헬멧을 인수하여 ‘크라운 헬멧’이라는 브랜드로 재탄생시켜 헬멧 시장에 진출했다. 홍진 크라운 헬멧은 이후 변경될 사명인 HJC의 전신이 된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국내 헬멧 시장에 진출하고 10년도 채 되지않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해외 진출을 도모한다. 1986년 HJC라는 자체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안전성 테스트에서 악명 높던 SNELL 인증을 받으며 기술력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6년만인 1992년 HJC는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기술 개발에 아낌 없는 투자
북미 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2001년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그와 동시에 국내에는 R&D 연구소를 만들어 기술 개발, 품질 개선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후 2005년에 독일 지사 설립, 2007년 R&D 연구소 내 풍동실험실 완공, 2008년 베트남 법인 설립 등 HJC의 발판을 넓혀감과 동시에 품질을 위한 기술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기술력의 증명
2016년 모토GP 체코 그랑프리에서 헬멧 브랜드 최초로 타이틀 스폰서로 경기를 주최했다. 현재까지 매년 타이틀 스폰서 자리를 놓치지 않고 모토GP에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HJC 코리아 R&D 연구소
HJC가 설립되고 10년이 채 되지 않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미국 진출 후 6년 만에 북미 시장 점유율 1위, 2001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을 품질에 있다. ‘품질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HJC는 창업 이후 매년 매출의 10% 이상 기술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전에 월간 모터바이크에서 진행한 헬멧 규격 테스트에서 HJC R&D 연구소 내의 HJC 규격 테스트실을 소개한 적 있었다. 내부 가속도계 센서를 감싸는 헬멧을 자유 낙하하여 얼마나 충격을 흡수하는지 확인하는 충격 흡수성 테스트, 원뿔 모양의 추를 낙하시켜 관통 여부를 확인하는 내관통성 테스트, 턱끈 강도를 측정하는 테스트를 한 공간에서 모두 실험할 수 있다. 각종 인증 테스트 장비를 모두 갖춘 덕분에 HJC R&D 연구소에는 ECE, DOT, FIM, KC, ISO, CE, JIS, SG 등 주요 국제 인증 시험을 개발 과정에서부터 고려할 수 있어 더 안전한 헬멧을 만들 수 있다. 2007년에 설립된 풍동실험실은 HJC R&D 연구소의 핵심이다. 유체역학은 이론으로 실험적인 결과 값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운 분야로, 아직도 각종 레이싱 팀과 제조사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주행 환경을 구현한 풍동실험실을 짓고 있다. HJC는 풍동 실험을 통해 통풍성 테스트, 바람이 헬멧에 미치는 힘을 측정하는 에어로다이내믹 테스트, 바람에 의한 소음을 측정하는 소음 테스트, 바람에 의해 내부온도의 변화를 측정하는 온도 테스트, 김 서림 제거 기능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헬멧 착용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통기구, 쉘, 실드, 각종 부착물을 설계하고 있다.
레이싱과 HJC
라이딩 기어의 종착지는 결국 레이싱으로 귀결된다. 세계 최고의 온로드 레이싱 모토GP 선수들이 착용하는 슈트, 글러브, 부츠, 보호대, 헬멧은 모토GP를 운영하는 FIM(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Motocyclisme)의 규정을 통과해야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쟁은 선수들 사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입고 있는 각종 기어의 브랜드끼리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HJC는 2016년부터 헬멧 브랜드로는 최초로 모토GP 타이틀 스폰서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모토GP 선수들이 HJC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미국의 영웅 벤 스피스부터 호르헤 로렌조, 브래드 빈더, 폴 에스파가로, 라울 페르난데스, 파비오 쿼타라로가 HJC를 선택했다. HJC는 레드불 루키스컵에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후원하고 있다. 레드불 루키스컵(Red Bull MotoGP Rookies Cup)은 만 12세부터 16세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연간 7곳의 서킷에서 총 13회의 경기를 통해 모토GP 선수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HJC는 한국인 최초로 ‘죽음의 레이스’라고도 불리는 다카르 랠리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한 류명걸 선수를 지원하고 있다. 류명걸 선수가 다카르 랠리에 참가하기 4년 전인 2016년부터 그를 후원해오고 있다. 그의 다카르 랠리 출전이 확정되고 HJC는 3D 스캐너를 사용해 맞춤형 내장재를 제작하고 태극기를 연상시키는 류명걸 선수 전용 그래픽 ‘RYU27’을 개발하는 등 선수가 경기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HJC는 모터사이클 레이싱 외에 스포츠 선수들도 후원하고 있다. 2013년부터 대한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연맹과 후원 협약을 맺고 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윤성빈 선수가 착용한 아이언맨 헬멧이 바로 HJC에서 개발 및 제작한 스켈레톤 헬멧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협업 시리즈
HJC는 마블, 루카스필름, 픽사, 워너브로스(DC 코믹스), 유니버셜 스튜디오, 블리자드 액티비전, 넷플릭스 등 다양한 영화, 만화, 게임, 드라마 제작사들과 협업해 시선을 사로잡는 헬멧을 출시하고 있다. 친숙한 캐릭터를 입은 화려한 헬멧도 인기가 있지만, HJC가 후원하는 선수들의 레플리카 헬멧도 주목받는 제품군이다.
지난해 HJC는 알파71, 알파91, 알파31, i71, C10, V10 등 많은 신모델을 출시했고 올해에도 알파 시리즈에 하이엔드 스포츠 헬멧 알파 12를 발매하며 디자인, 성능 모두 개선된 헬멧을 선보이고 있다. 넓은 폭으로 대응하는 사이즈와 다양한 헬멧 그래픽과 가격대 그리고 라인업은 다른 헬멧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는 HJC만의 강점이다. 그리고 각 헬멧은 그들이 내건 약속에도 포함되어 있듯 유러피안 핏과 아시안 핏을 나누어 세계인의 두상에 꼭 맞게 설계했다. ‘#1 IN THE WORLD’라는 슬로건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겠다는 HJC의 야심 찬 포부에 걸맞은 그들의 행보를 기대하게 된다.
글 손호준 기자
취재협조 H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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