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보내주라"→"내가 해결한다" 현실이 된 강민호의 각오, 모두가 그에게 달려갔다 [PO4 비하인드]
윤승재 2024. 10. 19. 20:05
"어제는 '나 좀 한국시리즈(KS) 보내줘' 하더니, 오늘은 '내가 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 말이 실제로 이뤄질 줄이야...."
전날(18일) 사우나에서 동료들을 만난 강민호는 동료들에게 KS행을 간절히 바랐다. 2004년 데뷔해 정규시즌 2369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KS무대. 2000경기 이상 소화한 현역 타자들 중에 이토록 오래(2369경기) KS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밖에 없었다. 시즌 중엔 "KS 냄새라도 맡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만큼 간절했다.
이튿날(19일) 결전의 날이 밝자, 강민호는 "아니다, 내가 해내겠다"며 동료들에게 말했다는 후문. 그리고 강민호는 자신의 말을 지켰다.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8회 초 결승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1-0 승리를 견인, 삼성의 KS행을 이끌었다.
경기 후 강민호와의 사우나 대화를 소개한 원태인은 "진짜 (강)민호 형 말대로 됐다"라며 감탄했다. "정말 올해는 되는 해구나"라며 놀랐다는 후문.
원태인을 비롯한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강민호에게 달려가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KS에 처음 오르는 강민호를 축하하기 위한 세리머니였다. 원태인은 "다들 많이 울더라. 다들 민호 형과 같이 KS 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렇게 뛰쳐나갔던 것 같다. 솔직히 민호 형만 아니면 조용히 끝났을 거 같은데 형의 한을 풀어준 것 같아서 다들 기뻤다. 오죽했으면 (박)병호 형이 'KS 우승한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뛰어가냐'며 혀를 내두르더라"며 웃었다.
원태인도 특별했다. 강민호는 원태인을 '한국 최고의 에이스'로 키워주기로, 원태인은 강민호의 '첫 KS행'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원태인은 "2차전에서 약속을 조금 지켰던 것 같고, 이렇게 올라가게 돼서 특별하다"며 "결승홈런과 무실점까지, 오늘 정말 민호 형의 날(경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라며 활짝 웃었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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