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정중하고 정상적인 정책 토론"…밴스 판정승
폴리티코 "매우 중서부적"
CNN "보기 드문 '정상적' 토론"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JD 밴스 상원의원의 손을 들어주며 개인을 공격하는 대신 정책에 초점을 맞춘 점잖고 예의 바른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90분 동안 외교, 안보, 기후변화, 이민, 낙태, 경제 등 정책을 놓고 맞붙었다.
미 방송매체 CBS는 토론 직후 토론을 시청한 전국 유권자 1630명(오차범위 ±2.7%포인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시청 유권자의 42%는 밴스 의원이, 41%는 월즈 주지사가 승리했다고 말해 박빙이다. 17%는 토론이 무승부라고 답했다.
토론 내용에 대해서는 시청자 88%가 '긍정적'이었다고 답했다. 주제별로는 낙태(62%)와 헬스케어(59%)는 월즈 주지사가, 이민(52%)과 경제(51%)에 대해선 밴스 의원이 더 잘 토론했다고 밝혔다. 중동 갈등은 동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몇 차례 날카로운 논쟁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예의 바르고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충돌한 것과 비교했을 때 더 그렇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에게 인종 문제를 제기하고 거친 언사가 오갔던 대통령 후보 TV 토론과 달리 이번 토론은 인신공격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정책 대결에 집중했다.
또 NYT는 "밴스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정해 보였다. 월즈 주지사는 처음에 말을 더듬거렸고 요점을 정리하기 위해 멈칫거리며 말했다"면서 토론 결과에 대해 밴스 의원 우위로 평가했다. 월즈 주지사는 첫 질문인 중동 위기 관련 물음에 답하며 말을 더듬는 등 매끄럽게 대답하지 못했고,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을 "이스라엘과 그 대리 세력"이라고 잘못 말했다. 또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 부모들과 대화한 것을 언급하며 "학교 총격범들과 친구가 됐다"고 하는 등 말실수가 잦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토론 분위기는 때때로 날카로웠지만, 실질적이고 정책 중심적이며 개인에 대한 공격은 없었다"며 "밴스 의원은 자신감 있고 명확하게 말했지만, 월즈 주지사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밴스 의원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매우 중서부적인 토론이었다"면서 밴스 의원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중서부 사람들은 친절하고 따뜻하다는 인식이 있다. 밴스 의원과 월즈 주지사는 모두 중서부 출신이다. 실제로 총기 규제 관련 이야기를 하던 중 월즈 주지사가 자신의 17살 아들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총격을 목격한 사례를 공개하자 밴스 의원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밴스 의원은 세련된 태도를 보였을 뿐 아니라 지난달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에서 러닝메이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것보다 더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며 "반면 월즈 주지사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고, 적응한 뒤에도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맞붙은 토론과 대조적으로 두 사람은 개인에 대한 모욕보다 정책적 차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상냥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 방송 CNN은 "밴스 의원과 월즈 주지사 간 토론은 현대 미국 사회에서 보기 드문 '정상적' 토론"이라며 "대선 레이스 궤적을 바꿀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두 후보는 서로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대신 상대 정당 대선 후보에게 공격을 집중하며 정책 차이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CNN 조사에서는 시청자들이 월즈 주지사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토론 시청자 574명(오차범위 ±5.3%포인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48%대 35%로 월즈 주지사가 밴스 의원보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의 문제에 더 공감한다고 답했다. 또 미국의 비전을 잘 공유하는 후보로는 48%가 월즈 주지사를, 39%가 밴스 의원을 꼽았다. 여론조사 응답자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3%포인트 많았다.
다만 이번 부통령 토론 결과가 대선 결과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응답자의 1%만 누구에게 투표할지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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