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으로 먹칠 된 예산…與 "이재명 하명예산" vs 野 "민생예산 챙기기"

나주석 2023. 11. 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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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원자력 생태계 복원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 예산을 삭감하고 나섰다.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견해차가 커지면서 내년도 예산안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간 담판이 불가피해보인다.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단계에서부터 여야 간 이견이 커짐에 따라,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지도부간 간 막판 타협은 불가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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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상임위별 예비심사에서 단독처리 잇달아
20일 원자력 생태계 예산 1889억원 삭감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원자력 생태계 복원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 예산을 삭감하고 나섰다.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견해차가 커지면서 내년도 예산안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간 담판이 불가피해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횡포를 부리며 2024년도 정부예산안을 민주당 예산안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부의 동의 없이 예산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57조를 언급하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화폐 예산 7053억원,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청년패스 예산 2923억원 등 정부 예산에 없는 비목을 설치해 일방 증액했다"며 "두 항목 모두 이재명 대표가 주문한 하명 예산이자 대표적인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원전 관련 예산을 단독으로 감액 의결한 것도 지적했다. 산중위에서 민주당은 혁신형모듈원자로(SMR), 원전 관련 R&D 예산 등 원전 분야 예산 1889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1619억원 증액 요구했다. 이외에도 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안 심사 상황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청년취업 진로 및 일경험지원 예산 삭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반면 민생예산 챙기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면한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먼저 나서도 모자랄 판에 정부여당은 민생을 위한 예산은 삭감하고, 야당이 이를 바로잡는 뒤바뀐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국민의 속 타는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초부자 감세와 긴축재정 기조를 포기하고 민생 예산의 과감한 조정과 결단으로 예산안 심사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단계에서부터 여야 간 이견이 커짐에 따라,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지도부간 간 막판 타협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상임위에서 예비심사된 것은 모두 예결위에서 재심의가 되지만, 감액 의견에 대해서는 예결위에서 바꿀 수가 없다"며 "감액 의견을 조정하려면 예결위가 상임위에 재논의를 요구해야 하는데, 상임위가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상임위원회에서 재논의가 안 될 경우에는 본회의에서 수정예산 형식으로 예산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부터는 여야 원내대표와 예결위 여야 간사들 간의 협상 영역에 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상임위에서 전액감액 또는 대폭 감액된 쟁점 예산안은 결국 여야 지도부 사이의 정치적 타협 속에서나 복원이 가능한 셈이다.

예산안을 실질적으로 심사하는 예산안등조정소위에서도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전날 심야까지 진행된 예산안등조정소위에서는 연구개발(R&D) 관련 예산 심사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사업별로 예산이 진행되자 여당에서 "건건이 토론하다시피 하면 석 달이 지나도 다 못 할 거 같다"고 비판했다. 결국 R&D 예산은 예결위 여야 간사 간 합의로 넘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도 쟁점이었다. 방통위 예산 심사와 관련해 여당에서는 "상임위원회에서 압축 안 된 것을 일방 처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발했다. 과방위 예산안이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결국 방통위 예산 심사 역시 여야 간사 간 협상 몫으로 넘어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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