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허받은 보톡스 치료 제제 뭐기에
2019년 본격화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치료 시장 공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미국 내 편두통 치료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특허 획득은 대웅제약의 파트너 업체 미국 ‘이온바이오파마(AEON Biopharma)’가 주도했다. 대웅제약은 2019년 이온바이오파마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보툴리눔 톡신 치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크게 미용과 치료로 구분된다. 이 중 치료 시장은 주름 개선 위주 미용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미용 시장은 다양한 업체 진입으로 경쟁 포화 상태인 반면 치료 시장은 공략할 수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치료 용도로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이 800여개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리스크 적고 시장 규모 미용 앞질러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치료 시장에 주목한 배경은 단순하다. 시장 성장세다. 국내에서는 미용 시장이 전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치료 시장 비중이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BI)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65억달러(약 8조6700억원), 이 중 치료 시장 규모가 34억달러(약 4조4000억원)로 전체 53%를 차지한다. 치료 시장 규모는 2017년 이후 5년 동안 미용 시장보다 컸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일단 주름 개선 위주 미용용 보툴리눔 톡신과 달리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균에서 추출한 생물학적 제제다. 추출 과정 중 보툴리눔균에서 특정 단백질이 생산되는데,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치과에서는 이갈이 완화, 턱관절 장애 혹은 임플란트 치료의 보조 요법 등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적용한다. 또 내분비내과에서는 다한증 등에 보툴리눔 톡신을 활용한다. 이외에도 전립선비대증, 근막통증증후군 등이 치료 대상이다.
더군다나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 경기 침체 혹은 코로나19 등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 적은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0년 53억4000만달러에서 연평균 8.9% 성장해 2026년 8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치료용 시장 성장세 덕분이라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 평가다.
2019년 美 파트너십 맺고 본격화
편두통 치료 적응증 허가 한발 앞으로
대웅제약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현재 국내에서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과 눈꺼풀 경련, 양성교근비대(사각턱) 치료 적응증 3건을 확보했다. 해외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위한 행보는 2019년부터 본격화했다. 미국 바이오벤처 이온바이오파마와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이 대표 사례다. 글로벌 치료 보툴리눔 톡신 시장 매출의 84%가 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파트너십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이온바이오파마에 공급하고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나보타를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받고 수입과 판매를 독점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양 사 관계는 지분으로 얽힌 만큼 끈끈하다. 대웅제약과 대웅 등 대웅그룹은 이온바이오파마 지분 21.4%를 갖고 있다.
파트너십 계약 체결 이후 4년이 지난 올해, 드디어 성과가 나왔다. 나보타가 미국 내 편두통 치료 특허를 획득한 것. 미국 특허청(USPTO)은 나보타를 ‘편두통 치료용 신경독소 조성물’로 특허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보툴리눔 톡신에 비해 투여 횟수가 줄고 부작용이 줄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취득한 특허는 미국에서 2041년까지 독점적 권리를 보호받는다.
특허 획득으로 회사 내부에서도 적응증 허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온바이오파마와 함께 미국 내 진행 중인 간헐적 편두통과 만성 편두통 치료를 위한 임상 2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간헐적 편두통 임상 톱라인 결과는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만성 편두통 치료 결과도 내년 발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온바이오파마가 나스닥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상장에 성공하며 1억2500만달러(약 1652억원)를 확보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적응증 확보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총괄 부사장은 “나보타의 편두통 특허 획득으로 편두통 치료 적응증 허가도 세계 두 번째로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온바이오파마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나보타의 신속한 치료 적응증 시장 진입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툴리눔 톡신을 이용한 편두통 치료 적응증 보유 기업은 애브비가 유일하다.

‘R&D 대웅’ 도약 탄력 받을까
실적 개선 기대감도 상당하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의 캐시카우다. 나보타 매출은 2021년 796억원에 이어 2022년 142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나보타 예상 매출을 올해 1500억원대, 내년 2000억원대로 예상한다. 여기에 미국 내 편두통 치료 적응증까지 확보하면 매출 증가세에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혹여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대웅제약은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선제적 행보에 나섰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현재 나보타 3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했고, 올해 5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총 101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신경독소(Neurotoxin) 시장 치료제 부문 진출을 통한 사업 이익 극대화와 생산능력 확보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이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R&D) 대웅’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2020년 이후 전체 매출의 13% 이상을 R&D에 쏟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매출의 15% 이상을 R&D에 집행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R&D 비용으로 1004억원을 집행했다. 전체 매출의 15.1%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 주요 전통 제약사 평균 매출 대비 R&D 비중이 한 자릿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기업 입장에서 R&D 비중 확대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다만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상대적으로 외부 환경에 덜 민감하다. 또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제약 기업의 경우 신약 보유 여부가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만큼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면서도 “다만 R&D 부담 때문에 국내 제약사의 경우 신약 개발에 힘을 빼온 것이 사실이다.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다면 R&D 경쟁력 확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7호 (2023.09.20~2023.09.26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이디스, 네마리 토끼 잡는다···AI·해외진출·신사업·정책 등 신성장동력 확보 [오늘, 이 종목
- “1500원 맥주 나왔다”...CU 이번엔 또 어떤 비법이 - 매일경제
- ‘주우재 후드티’ 2주 만에 20억 괴력...그 뒤엔 ‘스튜디오에피소드’ 있다 [내일은 유니콘] -
- ‘신병2’ 대박 낸 위지윅스튜디오, 신규 라인업 공개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단독 인터뷰]‘전지적 독자 시점’ 싱과 숑 “10년 집콕...불규칙한 일상에 병원행 잦아” - 매일
-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별세 - 매일경제
- 인플루언서에 투자한다고?... 레뷰코퍼레이션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초과 - 매일경제
- 전자파 범벅 우려 ‘아이폰12’ 프랑스에선 못 판다는데...우리는? - 매일경제
- 금리 인상 9월이 마지막?...골드만삭스 “11월 美 금리 인상 가능성 낮아” - 매일경제
- 갤럭시는 왕따 되겠네...아이폰 iOS 17 ‘네임드롭’ 폰 맞대면 연락처 공유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