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친정팀 상대 1골 2도움' 이승우 "수원FC 원정 어색해…전북은 한 시즌 3~5번 져야 하는 팀"

김희준 기자 2024. 9. 15. 06:01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승우(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수원FC에서 전북현대로 이적해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이승우가 경기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전했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수원FC를 6-0으로 대파했다. 전북은 리그 10위(승점 33)로 올라섰고, 40골을 달성해 다른 잔류 경쟁팀보다 다득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이날 전북은 수원FC를 상대로 매섭게 몰아쳤다. 전반 18분 이영재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었고, 후반 7분 송민규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더 달아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수원FC가 아직 괜찮은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전북이 버텨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승우(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기세가 완전히 뒤집힌 건 이승우 투입 이후였다. 이승우는 후반 20분 이영재를 대신해 중앙 공격수에 가깝게 뛰었다. 그리고 후반 25분에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골라인 밖으로 나가려던 공을 어렵사리 살려내 안드리고의 추가골을 도왔다.


직접 득점도 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왼쪽에서 에르난데스가 내준 공을 이어받아 오른쪽 골문 쪽으로 환상적인 슈팅을 꽂아넣었다. 이승우는 자신도 놀랄 만한 득점에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아 친정팀을 상대로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우는 후반 추가시간 5분 2대1 패스를 통해 에르난데스의 여섯 번째 득점을 도우며 경기에 방점을 찍었다.


이승우는 수원을 상대로 득점한 기분이 묘하다고 언급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일정만 남았고,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쉽지 않은 수원FC 원정에서 이겨서 기쁘다"며 "처음 원정 올 때부터 어색했고 원정석도 처음이었다. K리그 와서 수원FC에서만 뛰다가 처음 원정을 와봤는데 어색하긴 하다"고 말했다.


수원FC 팬들, 동료들과도 오랜만에 인사를 나눴다. 이승우는 "내가 원정경기를 치르고 수원FC를 떠나서 아쉬웠다. 홈에서 팬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오랜만에 봐서 좋았고 앞으로도 수원FC 많이 응원해달라고 했고, 팬들도 즐겁게 맞아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경기 전에 수원FC 라커룸에 있다가 와서 인사도 나눴다. 경기 끝나고도 가볍게 인사했다. 원망보다는 같은 직업을 가진 선수로서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전북이 대승을 거둬 유리한 위치를 점하긴 했지만 이번 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대구FC도 승리를 거둬 강등권에서 멀어지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승우는 "모르겠다. 다른 팀을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내야 하는 결과를 내고 다른 팀을 봐야 한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김두현 전북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승우(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김두현 감독은 경기 후 서서히 전북 경기력이 맞아들어가고 있다며 큰 만족을 표했다. 수비 조직력이 한층 올라온 데다 공격력도 살아나 향후 잔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만한 경기였다. 김 감독이 부임 직후부터 원하던 '내용'이 서서히 배어나오는 셈.


이승우도 김 감독 축구를 계속 구현하려 노력해야 함을 인정했다. "전북은 한 시즌 내내 세 번에서 다섯 번 져야 하는 팀이다. 선수들도 지금 위치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우리가 분발해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따라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전북에 잘 적응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새로 왔기 때문에 서로 알아가는 단계다. 코칭스태프와 감독님께서 전술을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있고, 선수들도 쉬지 않고 훈련을 해왔다. 보상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남겼다.


또한 에르난데스의 마지막 골 장면에 대해 "내가 골을 넣을 수 있게 에르난데스가 패스했던 걸 알아 에르난데스에게 마지막에 공을 주고 싶었다"며 "전북 이적 전 전북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이기적인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공을 줘서 골 넣고 이기면 그게 시너지가 난다. 감독님도 그걸 원하고, 처음 왔을 때도 골보다는 시너지를 주문했다"며 팀을 생각하는 자세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향후 이승우를 적극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다시피 축구 지능이 높고 공격적인 부분에서 포인트를 생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공간이 주어지면 번뜩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최대한 살려야 한다. 경기 시간을 늘려가면서 이승우 선수가 원활하게 플레이하도록 우리가 맞춰나갈 필요도 있다"며 이승우의 가치를 인정했다.


이승우는 겸손하게 화답했다. "나도 모든 경기 많은 시간을 뛰고 싶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출장 여부가 아니라 이기는 게 중요하다. 서로 존중하고 건강한 경쟁을 하면서 좋은 팀을 만들고자 한다"며 "당연히 경기를 못 뛰어서 속상하고 짜증나지만 훈련이나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장난식으로 '이번 경기 잘해야 계속 선발 뛴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 다 굶주려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열심히 뛰는 것 같다. 누가 뛰든 전북은 공백이 보이지 않는 스쿼드를 갖고 있어 나도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