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유럽 내 판매 둔화 신호가 나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자도차제조협회(ACEA)는 테슬라의 2월 유럽 내 신규 차량 등록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배터리 전기차 판매는 26% 증가했다.
다만 이에 대해 RBC캐피털마켓은 등록 건수가 약 1만1000대 감소한 것에 불과하며 이 데이터가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RBC 애널리스트들은 유럽 소비자들이 “업그레이드된 모델Y나 신형 저가 모델을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새로운 차량이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트럼프가 이날 오후 수입 자동차 관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는 당초 내달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상호관세 부과에 앞서 자동차 관세부터 우선 시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 급락했다. 앞서 5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이날은 조정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그의 최측근인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 1월 트럼프의 취임 이후 테슬라 주가는 약 36% 하락했다. 2월에는 28% 급락해 2022년 12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다음 달부터 모델Y 업그레이드 버전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초 일부 공장에서 신형 모델Y 생산을 앞두고 가동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면서 판매량이 일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소비자들은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보인 정치적 행보에 반감을 보이며 테슬라 구매를 꺼리고 있다.
윌리엄블레어는 테슬라가 모델Y 업그레이드로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이며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발”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윌리엄블레어는 에너지저장 사업의 성장과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 부문에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테슬라에 대해 ‘매수’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