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이젠 선택… 그러나 꼭 필요한 순간 있다

신은진 기자 2023. 3.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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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 악화와 호흡기 질환 등을 예방하는 데 마스크 착용이 도움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오늘(20일)부터 병원과 약국 등 일부 기관을 제외한 곳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대중교통이나 대형마트 등에 있는 개방형 약국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일은 매우 즐겁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주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마스크를 벗음과 동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질병이 있다. 마스크 착용이 도움되는 질환은 어떤 것인지 알아두자.

◇알레르기 비염
마스크 착용이 도움되는 첫 번째 질환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 즉 항원이 코 점막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생활 속에서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부터 노출을 피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이를 피하기는 쉽지 않기에 전문가들은 특히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해왔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의무착용 이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완화됐다는 후기가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된 바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거나 재채기나 맑은 콧물, 코 막힘 증상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면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의 해제 여부와 관계없이, 특히 환절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은 흔하지만, 가볍기만 한 질병은 아니다. 방치하면 축농증, 중이염 등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후각 장애 등의 후유증도 남을 수 있다. 약 30%의 비염 환자는 천식이 동반돼 악화하는 경우도 생긴다.

비염은 성인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한진 교수는 “영유아의 경우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차례로 발생하거나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의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마스크 착용뿐만 아니라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 덕분에 예방할 수 있었던 질환은 다름 아닌 호흡기 질환이다. 가벼운 감기에서부터 독감, 폐렴에 이르기까지 그간의 마스크 착용은 나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타인으로의 전염 또한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추운 계절 차가운 외부 공기에 맞서 코와 입을 따뜻하게 해 주는 보온효과도 있었다.

호흡기 질환은 걸린 부위에 따라 병명을 붙인다. 우리가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가 폐로 가는데, 코나 입을 통해서 들어온 공기는 인두, 후두를 지나 기관, 기관지, 세기관지를 거쳐 폐에 도달한다. 부위에 따라 기관이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경우는 기관지염이라 하고 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경우는 세기관지염, 폐실질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을 폐렴이라 부른다.

오한진 교수는 “기침은 여러 호흡기 질환을 알리는 신호”라며, “전과 다르게 기침이 심해진다거나 가래가 끓는다면 우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일단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코나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그대로 축적되면서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인 것을,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μm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머리카락의 지름이 50~70μm 정도인데, 이를 1/5~1/7 정도로 나눠야 미세먼지 크기가 된다.

오한진 교수는 “미세먼지 정도만 되어도 섬모 운동을 통해 가래를 만들어 배출할 수 있는데, 초미세먼지는 폐뿐만 아니라 혈관을 관통해 혈액 속으로 직접 침투할 수 있다”며, “결국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외출 전 실시간 대기오염정보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노약자나 임산부, 영유아, 기저질환자 등 미세먼지 민감군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떠나 무리한 실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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