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K리그팀의 이름을 걸고' 여자축구대회 퀸컵, 커지는 여자축구 저변 확인

김정용 기자 2024. 10. 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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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둘러싸인 충청북도 제천의 제천축구센터, 전국 25개 도시를 대표하는 유니폼이 모였다.

'2024 K리그 여자 축구대회 퀸컵(K-WIN CUP)'이 12일부터 이틀간 일정을 마쳤다.

퀸컵은 여자 아마추어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프로연맹이 매년 주최해 온 대회다.

지난해부터 K리그1 12팀, K리그2 13팀 등 25개 팀이 모두 참가하며 전국을 아우르는 아마추어 대회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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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퀸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제천] 김정용 기자= 산으로 둘러싸인 충청북도 제천의 제천축구센터, 전국 25개 도시를 대표하는 유니폼이 모였다. '2024 K리그 여자 축구대회 퀸컵(K-WIN CUP)'이 12일부터 이틀간 일정을 마쳤다.


퀸컵은 여자 아마추어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프로연맹이 매년 주최해 온 대회다. 대회 초기에는 여자대학 축구대회로 시작해 지난 2022년부터 더 범위를 늘린 성인 여자 축구대회로 개편했다. 지난해부터 K리그1 12팀, K리그2 13팀 등 25개 팀이 모두 참가하며 전국을 아우르는 아마추어 대회로 확대됐다.


올해부터 진행방식을 개선해 더 많은 팀이 고루 경기를 치르고, 더 많은 우승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1일차에 진행되는 '정규리그'는 한 조에 5팀씩 편성돼 치르는 풀리그다. 2일차에 진행되는 '하프 풀리그'는 정규리그 후 각조 동일 순위 팀끼리 맞붙는 경기다. 1일차에는 적으로 싸웠던 팀들이 2일차 팀리그에서는 승점을 합산하기 때문에 동료가 된다.


통합우승은 수원삼성이 차지했다. 3년 연속 우승이다. 수원삼성은 MVP 김시현, 최다득점상 김현선(6경기 10골) 등 개인상도 가져갔다. 각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5팀은 수원삼성을 비롯해 FC안양, 부천FC, 강원FC, 광주FC였다. 팀리그 1위를 차지한 E조는 수원삼성, 제주유나이티드, 충북청주FC, 성남FC, 경남FC였다.


카카오 인플루언서 상이 부천 구단과 서울이랜드FC 이유나에게 돌아갔다. 핏투게더 키플레이어상은 포항스틸러스의 김민성이 수상했다.


2년 전에 이어 득점왕 타이틀을 되찾은 퀸컵 최강자 김현선은 매년 어차피 우리가 우승하는 것처럼 보여도 갈수록 상대 수준이 올라와 어려운 대회가 된다며 "엄청 힘들어지고 있다. 실력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축구 동호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와 처음부터 완성된 전력이었던 수원삼성과 달리, 다른 구단 대표 중에는 처음 축구를 하거나 처음 팀을 이뤄 본 선수들도 많았다. 그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동시에 다른 지역 축구 동호인들이 늘어나면서, 퀸컵은 여자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됐다.


권예은 수원삼성 감독은 "퀸컵으로 오는 길은 언제나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잘 따라와 준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냈다. 수원 구단에서 대회 기간 많은 지원을 해 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K리그 퀸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퀸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각 구단 연고지의 여자축구 활성화, 퀸컵으로 이어진다


제천에 모인 인원도 300여 명이긴 하지만 여자축구 보급 기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준비 과정에서 구단 연고지의 여자축구를 지원하고 교육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구단에 따라 평소 진행한 보급반 수업, 퀸컵 대표를 뽑기 위한 지역 선발전, 공을 찰 만한 팀을 찾지 못했던 선수에게 동료를 만들어주는 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축구할 기회를 준다.


FC안양은 실력만으로 선발하기 위해 서류를 보지 않고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원래 진행해 온 지역 교육 프로그램 출신들이 많이 합류한 걸 보면서 평소 테스트의 가치를 확인했다. 대구FC는 원래 성인 보급반 교육 출신들이 많기 때문에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49세 김은정 씨가 대회에 나올 수 있었다. 반대로 울산HD는 학생이라 팀을 찾기 힘들었던 14세 축구 마니아 김지우 양에게 언니들과 팀을 이룰 기회를 줬다.


김포FC는 서포터 위주로 팀을 꾸려 퀸컵의 기억을 나중에 축구장 응원으로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광주FC는 지난해 처음 모인 참가팀이 큰 감동과 함께 올해도 같은 멤버로 참가할 의지를 밝히면서, 이들과 함께 지역 여자축구 대회에 참가하는 등 한층 긴 준비과정을 거쳤다. 준비 과정 내내 광주 유니폼을 입고 지역 대회에 꾸준히 등장하는 여자 아마추어 팀을 만들면서 홍보효과를 누린 셈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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