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대학' 열더니 매출 껑충…위로에 지갑 여는 '외로움 경제' [비크닉]
■ b.트렌드
「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
“흔들리는 것도, 때론 지치는 것도 당연해. 잘하고 있어”
전화기 너머로 짱구 엄마 봉미선의 목소리가 들린다. 익숙한 음성이 들려주는 한 마디에 얼어붙은 마음이 순간 녹아내린다.
이 특별한 전화 한 통은 한화손해보험이 지난 11월부터 시작한 ‘멘탈지킬건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멘탈지킬건대는 멘탈 관리법을 제공하는 가상의 대학교로, 입학생에게 멘탈력 자가진단 테스트, 고민 상담 유튜브 콘텐트를 제공한다. ‘멘탈 리프레시 콜’도 이 중 하나로, ARS 번호로 전화를 걸면 위로의 한마디를 들을 수 있다.

프로젝트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멘탈지킬건대 페이지 오픈 한 달 반 만에 91만 명 이상 다녀갔다(12월 17일 기준). 보험 상품 매출도 11월 한 달간 23억원을 넘어섰다. 한화손해보험 측은 “어렵고 생소한 보험 상품을 젊은 세대에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큰 호응 덕에 이달 종료 예정이던 프로젝트를 내년 2월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 62% 외로움 느낀다…‘외로움 경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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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 해결 동시에 브랜딩 기회…민관협력으로 윈윈
외로움이 사회적 질병으로 여겨지면서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2018년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외로움에 대응해야 한다며 ‘외로움 장관’을 지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조직 ‘조콕스위원회(Jo Cox Commission)’도 구성돼 영국의 외로움 정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영국 민간 기업들은 이웃과 함께 점심 먹는 ‘빅런치(The Big Lunch)’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 대학 및 협의회와 협력해 외로움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다. 스코틀랜드 정부도 민간 부문 지도자를 모아 외로움 문제를 논의하는 장관 주제 원탁회의를 연다.

국내에서도 외로움 문제를 다루는 민관협력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당근∙교보문고∙hy(한국야쿠르트) 등 9개 기업은 최근 지역 사회 내에서 고립∙은둔 가구를 발굴하고 이웃 간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에 나섰다. 서울시가 지난 11월 시작한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년 상반기 본격 시작된다.
교보문고는 자체적으로 만든 문장 수집 플랫폼 ‘리드로그’와 연결해 독서를 통한 마음 다스림 챌린지를 준비하고 있다. 당근은 로컬 커뮤니티 특성을 살려 ‘당근 모임’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망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hy는 고립 가구에 건강음료 배달서비스를 하면서 현장을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각각 사회공헌 성격을 띠면서도 기업의 주요 서비스와 연결해 기업 브랜딩 기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이수미 서울시 고독대응정책팀장은 “영국처럼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외로움 문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기업은 이미지를 제고하고 플랫폼 유입 활성화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혜빈 기자 seo.hye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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