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향수·베개 어디거죠?"…입소문 난 '호텔의 맛' 매출도 대박

고급스러움을 품은 호텔이 집안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호텔업계가 고객의 ‘경험’을 PB(Private Brand) 상품으로 만들어 집에서도 호텔에서의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면서다. 일상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호텔 분위기를 맛보려는 ‘스몰럭셔리’ 트렌드도 호텔 PB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코끝의 호텔, 고스란히 집으로

올해 1분기(1~3월) P컬렉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네이버·카카오를 통한 P컬렉션 구매자의 60%가 20·30 세대였다. 이 호텔 관계자는 “특급 호텔 향기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호텔의 향을 담은 디퓨저 ‘센트 오브 파라다이스’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0% 늘었다.
호텔의 향이 인기를 얻자 고객 접점도 확대했다. CJ올리브영은 오는 15일부터 ‘호텔 센츠(Hotel Scent)’ 기획전을 열고 더플라자, 파라다이스시티, 글래드호텔의 고유 향을 담은 디퓨저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다음 달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선보인다.

숙면 경험과 포근한 호텔 침구의 촉감도 PB 상품으로 변신했다. 롯데호텔은 자체 침구 브랜드 ‘해온’을 개발해 2020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곳에서 롯데호텔에 비치된 매트리스, 침구, 수건, 가운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바스 타월 한장이 3만원, 페이스 타올은 1만1000원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구매가 많은 편이다.
해온 매장 담당자는 “침구, 베개, 수건을 써본 투숙객이 품질에 반해 사가거나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조선호텔은 침구 브랜드 ‘더조선호텔’을 론칭해 신세계백화점 5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2020년 신세계 강남점에 정식 매장을 연 이후 이 지점에서 침구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금 비싸도 찾는 ‘호텔의 맛’

조선호텔 김치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42% 느는 등 지난 3년간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호텔 김치의 인기가 이어지자 롯데호텔도 지난해 포장 김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호텔의 맛은 살리되, 손질·조리과정은 생략하는 가정간편식도 인기다. 지난해 초 출시된 조선호텔 육개장은 지난 5일까지 80만 개 팔렸다. 2018년부터 조선호텔이 내놓은 프리미엄 가정간편식만 47종으로, 지난 3년간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워커힐호텔은 ‘워커힐 고메’라는 이름으로 훈제연어와 소시지, 화덕피자 등을 간편식으로 판매한다. ‘수펙스 훈제연어’는 1팩에 25만원, 소시지 세트는 20만원으로 저렴하지 않다. 셰프들이 재료 손질부터 포장까지 맡아 연어를 훈연하고, 소시지는 정통 독일식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호텔 셰프의 손맛을 원하는 고객 대상이나 선물용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정기 구독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호텔은 커피 마스터가 엄선한 원두를 블렌딩한 시그니엘79와 시그니엘123 블렌드 커피를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준다.

PB 상품 인기에 전담 조직도

지난달부터 객실 50개가 넘는 호텔에서 일회용 어메니티 제공이 불가능해진 것도 PB 상품 확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워커힐호텔은 지난해 뷰티 브랜드 수페와 협업해 샴푸·린스·바디워시 등을 출시하고 전 객실에 비치했다. 해비치 호텔은 대용량 PB 어메니티를 제작해 판매 중이다. 다양한 PB 상품 개발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롯데호텔은 올해 PB 상품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꾸리고, 추가 상품 개발에 나섰다.
투숙객의 추가 방문을 이끌 PB 상품 패키지도 내놓는다. 신라호텔은 마스코트 ‘신라베어’ 굿즈를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내놓은 ‘신라베어 백팩’은 숙박권과 결합해 특정 패키지 투숙객에게만 제공한다. PB 상품의 희소성을 높이고 고객의 추가 방문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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