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 레바논서 3주 임시휴전 모색…유엔 총장 “살인과 파괴 멈추라”

조슬기나 2024. 9. 26. 09: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미국과 프랑스가 대규모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3주 임시휴전(pause)'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본격화한 갈등이 자칫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지 않게끔 주요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뉴욕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중동 확전 막아라" 움직이는 국제사회…일단 공습 중지 목표

유엔에 따르면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레바논에서 외교적 해결책은 실제로 가능하다"면서 "미국과 함께 최근 며칠간 협상을 위한 21일간의 임시 휴전안을 두고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이 휴전안이 공개될 것이라며 "민간인을 보호하고 외교적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양측이 지체 없이 이를 수용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장관은 이번 주말 레바논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과 프랑스 주도로 아랍 국가들까지 참여 중인 이 휴전안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를 기반으로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공습을 일단 중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국경 지대에서 피란을 떠난 민간인들이 집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방침이다. 200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에서 교전 행위를 중단하고 양국 국경을 존중한다는 원칙이 골자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해당 휴전안이 지난 23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 간 통화를 계기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거점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사흘째 지속하고 있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 역시 전날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 본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측의 긴장 수위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최소 72명이 사망했다. 지난 3일간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만 무려 600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4분의 1은 여성과 어린이다.

지상전 신호 보낸 이스라엘…레바논 총리 "즉각 휴전, 안보리가 압박해야"

더욱이 이스라엘군은 조만간 지상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도 보낸 상태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방위군 참모총장은 이날 군인들을 만나 이번 공습이 헤즈볼라 인프라를 파괴하고 국경을 넘어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기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접경지인 북부 지역의 작전 활동을 위해 2개 예비군 여단을 소집하고 있다고도 확인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되기는커녕 레바논을 시작으로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급격히 커진 탓이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아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면서 "레바논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테헤란이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공습이 시작된 지난 23일을 "한 세대만에 레바논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날"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살인과 파괴를 중단하고, 수사와 위협을 누그러뜨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역시 안보리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안보리가 모든 전선에서의 즉각적 휴전(immediate ceasefire)을 압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ABC뉴스 '더 뷰'에 출연해 "전면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동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합의에 이를 기회도 여전히 있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휴전과 두 국가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습 작전 등을 이유로 뉴욕행을 늦춘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7일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