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손녀와 부산 골목 여행, 여기선 소원을 말해보세요
[문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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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밭골 벽화마을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마을로, 2010년 미술작가 구본호 작가가 주민과 봉사자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마을 전체가 지금의 벽화마을로 재탄생했다. |
| ⓒ 문운주 |
골목마다 담긴 삶의 풍경들
이곳은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산비탈로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리고 2010년, 한 미술작가가 주민, 봉사자들과 함께 골목마다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마을 전체가 새로운 옷을 입게 되었다. 산복도로를 따라 오르면 6개의 테마 벽화 골목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골목마다 색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벽화길 끝자락에는 '소망계단'이 있다. 192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오르내리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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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밭골 벽화마을 좁은 골목과 다채로운 벽화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탑승 구간.창밖으로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집들과 산비탈 마을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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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밭골 벽화마을 한지 제작 벽화"는 전통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그림이다. 닥나무 껍질을 삶아 풀어내고, 손으로 두드리고, 틀에 떠서 말리는 전통 한지 제작의 여러 단계를 순서대로 표현했다. |
| ⓒ 문운주 |
조금 더 걷자 한지 벽화가 반긴다. '1953 한지 제작 벽화'. 작업 도구들과 종이 뜨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벽화 너머로는 작은 우물터가 있었다. 물이 말라 있었지만, 그 자리에선 여전히 사람들이 머물렀다. 짧은 골목마다 삶의 조각들이 붙어 있었다.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벽화를 따라가다 보니, 단순한 그림 이상의 이야기가 다가왔다. 좁고 가파른 골목, 작은 집들이 이어진 풍경은 그 시절의 고단함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지금은 알록달록한 벽화와 조형물로 단장된 마을이지만, 그 화려한 색채 뒤에는 피난민들이 버텨낸 세월이 숨어 있다.
비좁은 골목을 오르내리며 하루하루를 이어갔을 그들의 삶을 떠올리자, 화려한 그림보다 그 속의 숨은 이야기들이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닥밭골 벽화마을은 부산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상처와 회복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흔적을 담고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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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도 거북섬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북이 등껍질 같은 작은 바위섬이다. 짙푸른 바다와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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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도 해상케이블카 상공에서 바라본 전경. 바다와 하늘, 도시가 어우러진 풍경이 탁 트인 시야를 선사한다. |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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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도 해상 케이블카 바다 한가운데에서 바라본 송도해수욕장과 부산 도심 전경. |
| ⓒ 문운주 |
곧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서서히 올라가자 송도 앞바다가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짙푸른 바다 위로 반짝이는 햇빛과 부서지는 파도, 그 사이를 스치는 갈매기까지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창밖으로 송도 용궁 구름다리와 거북섬, 멀리 봉래산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까지 약 1.6km를 천천히 건넜다. 바다 위를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안정된 움직임 덕분에 전혀 흔들림 없이 편안했다. 간혹 케이블카가 잠시 멈춰 설 때마다, 고요한 바다 소리만이 귓가를 스치며 오히려 평온한 순간을 선사했다.
암남 스테이션에 도착하자, 송도 용궁 구름다리가 눈앞에 길게 펼쳐졌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듯 127m로 뻗은 다리는 붉은 난간과 투명한 유리 바닥이 인상적이었다. 다리를 걸으며 발 아래로 내려다보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짙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했다.
다리 한가운데 서서 바라본 풍경은 특히 인상 깊었다. 멀리 송도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반대편으로는 암남공원의 푸른 숲이 바다와 맞닿아 있었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난간을 타고 퍼져나가는 파도 소리가 어우러져, 온몸이 바다에 잠긴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암남공원 산책로를 잠시 둘러본 뒤, 다시 케이블카에 올랐다. 이번에는 바다를 향해 천천히 돌아가는 길.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송도 앞바다는 조금 전보다 한층 더 깊은 색을 띠고 있었다. 바람에 출렁이는 파도와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 멀리 이어지는 해안선까지 한눈에 담았다.
바다 위를 건너던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바다와 하늘, 바람과 파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풍경과 용궁 구름다리에서 마주한 바다는 서로 다른 얼굴로 다가왔고, 송도의 매력을 더욱 선명히 기억 속에 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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