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계획에 대한 MZ들의 솔직한 생각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상승했다고 해요. 이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고 작은 변화지만 의미 있는 성과라는 시각도 있어요. 이런 통계 수치 뒤에는 결혼, 출산에 대한 MZ세대의 고민이 자리하고 있어요. 높은 주거비, 일·육아 병행의 어려움, 불안정한 고용환경, 여기에 환경문제와 전통적인 가족 형태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까지. 숫자로는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문제가 있는 거죠. 이번 생생 MZ 톡에서는 자녀 계획에 대한 MZ세대의 솔직한 생각과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요.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을 확인하세요.

어피티와 함께하는 생생 MZ 톡
합계출산율 반등, 자녀 계획 있나요?
출처 게티이미지

생생MZ톡 참가자 소개

팥양갱(32세, 회사원)
밀크티(31세, 사무직)
나무(34세, 사무직)
두두(36세, 사무직)
카롱(39세, 학원강사)

Q. 9년 만의 합계출산율 반등, 체감하나요?

두두
"체감할 정도로 출산율 증가를 느끼진 않았어요. 주변에서 보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더 미루면 힘들다는 판단에서 출산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애초에 출산 생각이 없던 사람들이 생각을 바꾼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나무
"주변을 보면 비혼주의자, 아니면 결혼하자마자 출산하는 경우로 나뉘는 것 같아요. 결혼과 함께 자녀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비혼주의자나 다양한 가족형태를 추구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서 이번 출산율 반등은 코로나19 이후 일시적으로 늘어난 혼인율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밀크티
“합계출산율이 반등했다는 수치를 주변에서 체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출산율이 일시적 반등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낳을 사람은 어차피 낳고 안 낳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낳지 않는다는 거예요.”

팥양갱
"주변에 시험관 시술을 하거나 임신하는 지인들이 늘기는 했어요. 하지만 대부분 35세 이상, 40대 초반이라 어느 정도 삶이 안정되고 자녀를 계획할 여유가 있어서인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은 거의 없어요. 아무래도 1990년대 초반부터 후반생의 인구 수가 더 많으니까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 같지는 않아요."

Q. 최근 자녀 계획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있나요?

두두
“의학적 노산 기준인 35세 이전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지금은 자녀를 낳지 않는 게 모성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후위기, 환경문제가 가장 큰 고려사항이었어요. 앞으로 많은 위기가 올 수도 있는데 과연 아이를 낳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죠.”

밀크티
“환경변화·정책과 상관없이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고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삶이 힘들어서 자녀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비혼·비출산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나무
"어렸을 때부터 결혼은 안해도 아이는 낳고 싶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하면서 홀로 육아는 힘들다는 걸 깨달았어요. 최근 지인과 공동육아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이와 같은 대안이 생긴다면 출산할 의향이 있어요."

카롱
"예전에는 결혼하면 아이 한 명은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결혼을 앞두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 파트너와 가족도 아이를 원치 않는 데다 전통적인 결혼제도가 제게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딩크족으로 살거나 주말부부가 오히려 낫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Q. 합계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밀크티
"저출생 대책들은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에게 시기를 앞당기게 해줄 뿐 낳을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현금이나 주택대출 같은 금전적 지원보다는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과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예산을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팥양갱
“현금성 지원에 대해서 회의적이에요.
차라리 싱가포르처럼 주거 지원을 해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한 부동산 카페에서 주택청약가점제 때문에 셋째 계획이라도 세워야 할 것 같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이유로 자녀 계획을 세운 경우가 있는지는 궁금하네요.”

나무
“기후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요. 게다가 노동시간이 너무 길어 삶에 여유가 없어요. ”

두두
"스웨덴은 출산율을 직접 높이려는 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행복과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한 정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도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수를 걱정하기보다 태어난 아이들부터 잘 키워야 하지 않을까요.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먼 미래를 염두에 둔 정책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처 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