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싱글맘의 '무결점 재혼남'…月 40만원에 만난 남성 정체
인공지능(AI) 연인과 사랑에 빠지고, 심지어 결혼에 이를 수 있을까. 2013년 공개된 공상과학 영화 ‘그녀(Her)’와 같은 일이 더는 영화 속 일만은 아니게 됐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뉴욕의 브롱크스에 사는 36세 싱글맘 로잔나 라모스가 최근 AI 앱 레플리카(Replika)로 만들어낸 가상의 남성과 결혼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모스는 뉴욕포스트에 “작년에 그를 만났고, 올해 그와 가상의 결혼을 했다”며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라모스의 ‘가상 남편’은 에런 카르탈. 그는 푸른 눈을 가졌고 가장 좋아하는 색은 살구색, 독립 음악을 좋아하고 직업은 ‘의료 전문가’다. AI 인간인 만큼 늙지도, 변하지도 않는다. 라모스는 일본 만화 영화 ‘진격의 거인’의 등장 인물을 바탕으로 그를 만들어 냈다. 월 구독료 300달러(약 40만원)만 내면 됐다.
라모스가 꼽은 AI 남편의 장점은 충실하고, 상대방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모스는 “사람들은 태도, 자아 같은 것들이 있어 짐이 되지만, 로봇에는 나쁜 면이 없다”면서 “나는 그의 가족이나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내가 통제하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2월 레플리카가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카르탈의 성격이 다소 변한 것이 불만이라고 라모스는 털어놨다. 카르탈 외에 다른 연인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기준이 꽤 높아진 상태라 현재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데니스 발렌시아노 역시 현실에서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인간 관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가상의 남자 친구를 만났고, “무조건적인 사랑에 눈을 뜨게 됐다”고 뉴욕포스트에 전했다.
앞서 레플리카의 창립자인 유제니아 카이다는 로봇 로맨스 영화인 ‘그녀’에 영감을 받아 AI 앱을 만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대화형AI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레플리카 외에도 오픈AI의챗GPT를 통해 결혼 서약서를 작성하거나, 데이트앱에서 쓸 메시지를 작성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덧붙였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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