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 맹주 재확인했다…야2당 바람 막고 텃밭 승리
이변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열린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승리하며 ‘호남 맹주’를 지켰다. 특히 영광군수 선거에서 반전을 노렸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하고 2·3위에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최대 관심사는 전남 영광이었다. 8·18 전당대회 후 꾸려진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의 첫 선거인만큼 호남 2곳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선거 레이스가 시작될 무렵만 해도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와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 1위에 오르면서 대혼전이 벌어졌다.
특히 지역 농민단체에서 30여년간 활동한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선거 막판 바람을 일으키자 한때 민주당 지도부 내부에서는 “영광을 내줄지도 모른다”며 위기감이 돌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개표 중반부터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10%포인트 가량 앞서갔다.
무엇보다 6개월전 총선에서 호남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바람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장현 후보)이 3위에 그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내심 안도하는 대목이다. 조귀동 정치칼럼니스트는 “재선거인데도 투표율이 70.1%를 기록할만큼 3당이 조직표를 총동원했는데, 결국 민주당이 앞섰다”며 “선거 중반 ‘이재명 체제에 대한 찬반’ 프레임으로 가져간 것도 승리 요소”라고 말했다.
다만,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역전을 노렸던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민주당 확장성에서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다. 특히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이어 명태균씨 폭로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확산하면서 대 역전극을 기대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권 악재 때문에 막판 기대감이 컸지만 되려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한 것 같다”며 “지난 총선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108석에 그치며 참패했지만, 부산에서는 18개 지역구 중 17개를 싹쓸이했다.
다만 민주당이 패배한 2곳(인천 강화·부산 금정) 모두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는 1995년 이후 9번의 선거(재·보선 포함)에서 국민의힘 계열이 각각 8번과 7번 승리했었다.
오히려 조국혁신당의 추격을 뿌리치고 호남 수성에 성공한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은 당분간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에게 호남을 내주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며 “2년뒤 지방선거까지 민주당 인사들이 혁신당으로 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낸 17일 오전 12시 30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정권의 퇴행을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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