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m 넘게 땅 파더니…"강남 10분이면 간다" 들썩인 이 동네

문희철 2024. 10. 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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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경보가 발령된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성동교 인근 동부간선도로 진입로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동부간선 지하도로 공사가 마침내 첫 삽을 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9년 시장 재임 때 공약했던 사업이 15년 만에 현실화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2일 오후 2시 서울시 민방위교육장에서 동부간선 지하도로 착공식을 열었다. 동부간선 지하도로는 서울 성북구 석관동(월릉교)에서 강남구 대치동(대치우성아파트)까지 12.5㎞ 구간에 소형차 전용 왕복 4차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동부간선 지하화 착공식

서울시 상습 지체·정체 구간인 간선도로 월릉교~청담동(영동대교 남단) 10.4킬로미터(㎞) 구간의 지하화 사업이 올 하반기 첫 삽을 뜬다. [뉴스1]


1991년 개통한 동부간선도로는 서울 동부 지역 주요 도로지만, 교통량이 많아 정체가 잦고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자주 침수했다. 실제로 지난 7월에도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중랑천 월계1교 지점 수위가 진입램프 통제수위(16.23m)를 넘어서면서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 통행이 통제됐다.

또 도로가 노후화해 각종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수락방음터널에서 천장 구조물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천장 철거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다리를 다쳤다.

서울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구간.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한다. 지하화하면 지상과 지하로 모두 차가 다닐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루 15만5100대가량인 동부간선도로 지상 교통량이 8만7517대로 최대 43% 줄어든다. 현재 50분가량 걸리는 노원구 월계나들목(IC)에서 강남구까지 이동 시간도 1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시는 대부분의 지하차도 구간을 대심도로 건설한다. 대심도는 터널 공법으로 깊이 40m 이상 땅을 파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기존 동부간선도로 월릉나들목·군자나들목을 이용해 진·출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삼성나들목·청담나들목·대치나들목을 신설해 영동대로·도산대로에서도 진·출입이 가능해진다.

월릉교∼대치우성 12.5㎞ 구간 지하화

지하화 사업 완료 후 바뀔 서울 동부간선도로의 변화 예상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이번 공사 구간 나들목마다 공기 정화 설비를 설치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을 위해 방재 1등급 시설로 지하도로를 설계했다. 터널은 ‘도로 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통해 방재 등급을 지정하는데, 1등급은 가장 높은 단계의 등급으로 화재 즉시 진압 시설 등을 설치해야 한다.

또 지하 공간 침수 방지를 위한 수방 기준 등 최신 지침·기준을 적용했다. 덕분에 중랑천에 홍수가 발생하더라도 물 유입을 원천 차단해 기습 폭우가 내리더라도 통행 제한 없이 365일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위해 지난해 3월 사업시행자인 동서울지하도로 주식회사와 실시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5월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오세훈 시장은 "15만대가 통행하며 상습적인 교통 정체 구간으로 전락한 동부간선도로가 지화하하면 단절됐던 생활권이 연결되고 환경오염, 경관 훼손 등 여러 문제도 동시에 해결된다"며 "서울 동북권 320만 주민이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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