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타는 전용기…대한항공 미래 먹거리 사업 키운다
대한항공이 최신 비즈니스 제트기를 도입하며 전용기 사업 확대에 나섰다. 대기업 중심으로 VIP 고객의 전용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걸프스트림이 제작한 초장거리 비즈니스 제트기 ‘G800’을 도입했다. G800은 최대 13명이 탑승할 수 있는 장거리 전용기로, 기존 걸프스트림 G650ER보다 항속거리가 긴 차세대 기종이다.

전용기는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 등이 해외 출장이나 장거리 이동 시 이용하는 항공기 서비스다. 이번 도입으로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전용기는 총 5대로 늘었다. 대한항공은 현재 보잉 BBJ 787-8과 BBJ 737-700, 걸프스트림 G800, 걸프스트림 G650ER, 봄바르디어 글로벌 익스프레스 XRS 등 전용기 5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BBJ 787-8은 약 39석 규모의 대형 전용기로 기업 총수의 장거리 이동에 주로 활용되는 기종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출장 시 대한항공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적 항공사 가운데 전용기 사업을 하는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전용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연회비 약 7억원을 내면 1년 동안 30시간의 전용기 이용 시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간을 초과한 뒤엔 시간당 국제선 약 480만원, 국내선 약 290만원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멤버십 없이 이용할 경우 단발성 전세기 요금은 시간당 약 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들이 자체 전용기 대신 전세기를 이용하는 이유는 막대한 유지 비용 때문이다. 전용기 한 대 가격은 수백억원에 달하고, 조종사·승무원 인건비와 정비비, 격납고 사용료 등을 포함한 운영 비용은 연간 1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과거 전용기를 보유했지만 2015년 항공기 3대와 헬기 6대를 대한항공에 매각했다. 이후 삼성은 필요할 때마다 대한항공 전용기를 임차해 이용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자체 전용기를 운영 중이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각각 전용기 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LG그룹과 한화그룹도 1대씩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전용기를 운용하는 이유는 글로벌 사업 구조와 관련이 깊다. 갈수록 세계 곳곳에 주요 생산기지와 연구시설, 해외 법인을 운영하는 추세라 경영진의 장거리 이동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기 노선이 없거나 직항편이 없는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 전용기를 이용하면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최고경영진은 하루 일정에 여러 국가를 오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며 “전용기는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일정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수요 증가 흐름은 글로벌 전용기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용기 전세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63억 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 240억 달러(약 32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해외 투자와 글로벌 공급망 관리가 확대되면서 전용기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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