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vs 울산, '위기의 명장' 대결서 김기동 승리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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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김기동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이날 승리로 서울은 2경기 무승에서 탈출하며 10승 10무 7패로 승점 40점이 됐고, 리그 5위를 유지했다. 반면, 원정팀 울산은 9승 7무 11패 승점 34점을 기록하며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최근 2연패의 늪에 빠진 울산은 감독교체 이후에도 아직까지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며 상위스플릿 진입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강등권인 10위 제주(승점 31)와도 고작 3점 차이에 불과하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김기동
서울과 울산은 최근 나란히 위기에 놓여있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두 팀은 라이벌 전북 현대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며 독주체제를 구축할 동안 중하위권에 머물며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주전 수비수 김주성이 시즌중 J리그로 이적한 이후 최근 2경기에서 무려 8실점을 허용하며 수비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정태욱을 임대로 영입했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및 기동력의 문제로 김주성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지난 김천 상무 원정 경기에서는 정태욱과 강현무의 동반 난조로 인하여 굴욕적인 2-6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 울산전에서는 '캡틴' 린가드가 경고 누적 징계로 나서지 못한 것을 비롯하여 정승원, 문선민, 클리말라 등이 이런저런 이유로 출장하지 못하며 정상적인 전력을 꾸리지 못한 상태였다.
김기동 감독과 서울 팬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서울 팬들은 올시즌 팀의 아쉬운 성적과 기성용의 포항 이적 파동 등으로 실망하며 김기동 감독에 대한 반감이 깊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일부 서울팬들은 김기동 감독을 향한 야유를 보내는 장면들이 나왔다.
만일 이날 경기 결과도 좋지 않았다면 김 감독의 입지가 상당히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경기 후 "경기에 집중하느라 팬들의 야유는 못 들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감독과 선수, 팬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팬들의 응원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김기동 감독의 전술적 변화가 빛났다. 린가드를 대신해 조영욱과 둑스를 전방에 배치했고, 수비에서는 김천전에서 부진한 경기를 보였던 정태욱과 강현무 대신 박성훈과 최철원을 기용했으며, 최준이 오른쪽 풀백으로 투입했다. 서울은 전반에만 최준, 조영욱, 황도윤 등 국내 선수들이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주장 완장을 달고 출전한 김진수가 2도움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서울은 이날 볼점유율에서는 울산에 42-58, 슈팅수 7-13으로 모두 뒤졌지만 단 4개의 유효슈팅(울산은 7개) 중 3개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놀라운 효율성을 과시했다.
서울은 올시즌 이전까지 울산전 23경기 연속 무승(8무 15패)의 늪에 허덕이며 고전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8년 만에 연승을 거두며 울산에 약하던 징크스를 극복했다. 수비에서는 또다시 2실점을 내준 것은 옥에 티였지만, 유망주들과 그간 경기에 많지 뛰지 않았던 선수들로 급조된 라인업이었음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서울은 오는 31일 안양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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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신태용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부임 직후만 해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던 신 감독은 서울전 패배 후에는 "솔직히 기존의 재료에 내 축구를 입히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9월 A매치 동안 정말 알차게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신 감독은 "공격적으로 패턴 플레이를 만들어 가다가 역습을 맞으면 선수들이 힘들어한다. 스트라이커도 부족하다. 하지만 울산이라는 명문팀이 '내려앉고 지키는 축구'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팀 현실과 자신의 축구철학 사이의 괴리를 절감했다.
신태용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 시절에는 위기 상황에서 투입되어 팀을 구하는 '소방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프로팀에서는 시즌중에 부임하게 된 것이 울산이 처음이다. 국내파에서 해외파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차출하여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있는 대표팀과 달리, 프로팀은 가용 자원이 정해져있다. 더구나 현재 울산의 선수단은 전임 감독의 철학에 따라 구축된 스쿼드다.
울산은 서울전에서 말컹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했다. 말컹은 공백기가 있던 선수라 어느 정도 출전시간 조절과 체력관리가 불가피하다. 라카바는 서울전에서 교체투입 이후 신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하여 후반 재교체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간판 미드필더였던 보야니치도 기술에 비하여 몸싸움이 약하다는 이유로 서울전에서 벤치로 대기했다. 이처럼 신태용 체제의 울산은 아직까지 최상의 조합과 전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설상가상 울산에게는 1위 전북과의 '현대가 더비'가 기다리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덜미를 잡히며 22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그만큼 울산전에서는 더 독기를 품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홈에서 3연패를 당한다면 울산은 신태용 감독 체제 출범 한 달도 안 되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 감독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활동량과 빠른 공수전환은 강조하는 축구철학은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A매치 기간 선수들의 체력을 회복하고 훈련을 통해 팀을 재정비하면 9월에는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는 신 감독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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