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망했다! 'SON 인종차별' 벤탄쿠르, 최대 12경기 못 나올 위기...줄부상→로테이션 어쩌나

나승우 기자 2024. 9. 1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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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영국축구협회(FA)가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대 12경기 결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선수단 줄부상으로 고민 중인 토트넘 홋스퍼만 울상 짓게 됐다.

영국 BBC는 12일(한국시간) "FA는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기소하기로 했다. 벤탄쿠르는 팀 동료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모욕을 한 혐의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벤탄쿠르는 코파 아메리카 개막을 앞두고 진행한 우루과이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아시아인을 싸잡아 비하하는 발언을 꺼냈다.

인터뷰 진행자가 "네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국인 유니폼을 가져다 줄 수 있나?"라고 질문하자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되물었다.

인터뷰 진행자가 "세계 챔피언(크리스티안 로메로)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아시아인의 외모가 거의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는 벤탄쿠르의 말은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심지어 대상이 같은 팀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로 알려졌던 손흥민과 한국 사람들이었기에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문을 작성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 스토리 기능을 통해 "쏘니 내 형제여! 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널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줘! 사랑해 내 형제!"라며 손흥민 계정을 태그해 사과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올린 사과문에 쏘니는 흔히 사용되는 'SONNY'가 아닌 일본 회사 이름인 'SONY'였다. 또 벤탄쿠르가 사용한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은 24시간이 지나면 아예 사라지고, 기록은 개인 계정에만 남는 기능이기 때문에 사과문을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못할 수 있어 사과문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손흥민 한 명이 아닌 한국인 전체를 향한 것이었기에 이를 단순히 나쁜 농담으로 치부한 것에 대해 팬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피해자인 손흥민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영문으로 밝혔다.

손흥민은 "롤로(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벤탄쿠르가 실수한 것이었고, 이 사실을 알고 사과했다"라며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다. 우리는 형제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올렸다.

이어 "우리는 이번 일을 넘어가기로 했고, 다시 뭉쳤다. 프리시즌에 다시 함께 뭉쳐 팀을 위해 하나가 돼 싸울 것이다"라며 '쏘니(Sonny)'와 하얀색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벤탄쿠르도 2차 사과문을 게시했다. 벤탄쿠르는 "난 모든 팬 여러분, 그리고 날 팔로우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 난 다른 사람이 아닌 손흥민을 언급한 것이었고, 그와 대화를 나눴다. 우리의 깊은 우정을 알렸고, 그(손흥민)는 이게 불행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가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다만 내가 (손흥민 아닌)다른 사람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손흥민에게만 한 얘기다.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다른 누군가를 불쾌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SNS에 적었다. 사과문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동시에 게재됐다.

이후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로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했다. 하지만 논란 속 방출설과 징계 가능성까지 검토 되고 있었던 터라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벤탄쿠르는 콜롬비아와 준결승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콜롬비아전 직후에는 관중들에게 물병을 던져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기자가 '벤탄쿠르가 손흥민에 대한 발언으로 코파아메리카에서 어색하고 힘든 순간을 겪었다. 이에 대해 벤탄쿠르와 이야기한 게 있나'라고 묻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코파 아메리카에 대해 뭘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인종차별 발언과 관련해서는 이미 처리된 사안"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쏘니다. 쏘니가 우리를 안내하고 지시할 것"이라며 "문제는 처리되고 있고, 추가 조치도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모든 종류의 일에 직접 개입해 판단파는 게 쉽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건 영향을 받은 사람이다. 이 경우에는 손흥민이며 우리는 그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손흥민의 의견을 존중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행동을 실수로 여기고 아무 일 없이 넘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FA 생각은 달랐다. 벤탄쿠르를 인종차별 혐의로 기소해 최소 6경기, 최대 1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FA는 "벤탄쿠르는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부정행위로 FA 규정 E3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행위 또는 모욕적인 언행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가 있다"며 "국적 또는 인종, 민족적 기원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언급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는 중대한 위반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에 의한 모든 차별 행위에 대해 6~12경기 제재가 권고된다. 벤탄쿠르는 오는 19일까지 응답해야 한다"고 벤탄쿠르가 최대 12경기에 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그들을 대신해야 할 벤탄쿠르마저 징계로 빠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벤탄쿠르까지 이탈하게 된다면 토트넘의 로테이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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