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용 줄었는데 인건비 늘었다…"고령화 추세 개선해야"

문채석 2024. 9. 26. 1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XO연구소, 2010~2023년 고용현황 조사
국내외 직원 수 30만명대→26만~27만명대
인건비는 13조원에서 38조원으로 3배↑

삼성전자 고용이 지난 10여년간 감소세를 보이는 와중 인건비는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체 고용 인력은 최대 30만명대에서 20만명대로 감소했지만 인건비는 10여년 동안 3배 가까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외 40대 이상 직원 비중이 20대 이하 비중보다 커졌고 간부급(임원 포함)이 직원 전체의 35%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 고령화가 이어질 경우 조직과 사업 역동성은 낮아지고 인건비는 느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업분석전문 CXO연구소가 26일 발표한 '2010~2023년 삼성전자 고용인력 변동 입체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외 전체 직원 수 19만464명에서 2015년 사상 최대인 32만5677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6만7860명으로 줄었다. 2014~2018년 30만명대를 유지하다 2020년 이후 4년 연속 26만~27만명대에 머물렀다. 2015년 이후 최저치는 2021년 26만6673명이었다. 이 기간 고용 감소율은 18.1%였다. 6년 새 직원 5명 중 1명꼴로 삼성전자를 떠났다는 뜻이다.

국내 고용은 늘었지만 해외 고용은 줄었다. 해외 인력은 2014~2018년 20만명대를 유지하다 2019년 이후 6년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다. 2017년 이후 8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18만5380명) 20만명대가 무너진 뒤 2020년 16만1607명→2021년 15만5547명→2022년 15만2445명→지난해 14만7104명으로 줄었다.

국내 고용은 2018년 이후 9년 연속 증가했다. 2019년(10만2059명) 10만명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2만756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국내·해외 인력 규모 격차는 2015년 13만1878명에서 지난해 2만6348명으로 좁혀졌다. 삼성전자 해외 직원 비중은 2015년 70.2%에서 54.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국내 직원 비중은 29.8%에서 45.1%로 상승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평균 해외 인력 감소율은 약 3%였다. 2021년 3.7%(-6060명), 2022년 2%(-3102명), 지난해 3.5%(-5341명)였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3000~4000명가량 해외 인력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젊은 피'도 줄었다. 전 세계 삼성전자 직원 중 20대 이하 비중은 2015년 58.9%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8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 27.1%로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 직원 비중은 8년 연속 증가했다. 2015년 28.5%에서 지난해 42.5%가 됐다. 40대 이상 직원은 2014년 이후 9년 연속 커졌다. 2014년 12.3%에서 지난해 30.4%로 확대됐다.

20대 이하 직원은 2015년 19만198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8년 연속 감소했으며 2020년 9만9823명으로 10만명대가 무너졌다. 2020년부터 30대 직원 수(10만6236명)가 20대 이하보다 많아졌다. 30대는 2017년(10만856명) 처음 10만명대에 진입한 뒤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11만3874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0대 이상은 2010년 이후 매년 늘었다. 2010년 2만명대(2만2313명)에서 지난해 8만명대(8만1461명)로 4배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40대 이상 인력이 20대 이하 인력(7만2525명)을 추월했다.

연령대별 직원 비중이 달라지면서 사원, 간부 등 직급별 인력 구성도 바뀌었다. 일반 사원은 2010~2017년 80%대였다가 2021년 60%대로 낮아졌다. 간부급 이상은 2010~2017년 10%대에서 2021년 30%대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간부급 이상 비중이 35%까지 올랐다.

고용 규모가 줄었지만 인건비는 늘었다. 2010년 1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8조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조사 기간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특히 2017년부터는 고용 규모가 급감했지만 인건비는 계속 늘었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도 상승했다. 2010~2013년 한 자릿수에서 2014~2018년까지 10~11%, 2019~2022년 12~13%대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7%로 급등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줄었는데도 인건비가 늘었다.

1인당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포함) 증가세도 뚜렷했다. 2010~2016년 중 2011년(6539만원)을 제외하면 1인당 인건비는 7000만원대를 유지했다. 2017년(8448만원) 8000만원대, 2019년(9775만원) 9000만원대를 돌파하더니 2020년(1억1569만원)부터 1억원을 넘기 시작했다. 2021년(1억2974만원)→2022년(1억3906만원)→지난해 (1억4186만원)에는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1~6월) 인건비는 약 20조3000억원이었다. 올 상반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가량 늘었다. 증가율은 약 2.5%다. 올해 전체 인건비는 39조~41조원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40세 이상 중장년층 인력과 간부급이 느는 인력 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면 향후 5~7년간 삼성전자 조직 역동성과 생동감은 더 떨어지고 인건비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며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인력 관리 운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