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비행기 값보다 싸다고?"...요즘 뜨는 가성비 '패키지 여행'의 소름돋는 함정

항공권 가격보다 싼 패키지 여행상품, 주의해야하는 충격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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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의 완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며 가성비 좋게 해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여행 상품'의 인기도 뜨거운데요. 최근 피캐지 여행의 다양한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발생한 실제 피해 사례부터 예방법, 피해 구제 방법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규슈 페리 여행(선내 2박) 14만9000원
중국 태항산 여행(4박5일) 19만9000원
베트남 다낭 여행(3박5일) 24만9000원.

30년 전 여행사 광고가 아닙니다. 2023년 6월 현재 팔리고 있는 패키지여행 상품입니다. 항공권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의 여행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는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홈쇼핑 저가 패키지여행 상품의 전형적인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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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행사들이 상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비수기, 여행사는 항공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의 여행 상품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랜드사(하청 여행사)에 ‘알아서’ 수익을 내라고 관광비용을 떠미는데요. 랜드사는 현지 가이드에게 다시 수익을 떠넘기고, 가이드는 쇼핑센터와 옵션 업체, 단체 전문 식당이나 호텔로부터 받는 수수료로 적자를 메웁니다. 현금으로 받는 팁도 물론 한몫합니다.

예를 들어 정상 판매가 50만원(항공료 20만원+숙소·식사·차량·관광 30만원)짜리 여행 상품이 있습니다. 여행사는 50만원짜리 상품을 20만원에 판매합니다. 전형적인 덤핑 상품으로, 딱 항공료만 건지는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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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상태로 손님을 떠맡은 가이드는 쇼핑·옵션 등을 강요해 손님 한 명당 30만원 이상 남겨야 합니다. 가이드도 쉽지는 않습니다. 여행업계 은어로 ‘쇼핑이 터져야’ 가져가는 게 생깁니다. 여행업계 원로 S씨는 "항공사에서 여행사, 여행사에서 다시 랜드사로 이어지는 갑을 관계와 여행사 간 과열 경쟁이 기형적인 덤핑 상품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충격적인 패키지여행 가이드의 횡포

중앙일보

이와 같은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병폐 '여행사 수익구조' 때문에 현지 랜드사 소속 가이드들이 여행객에게 선택관광을 강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여행 가이드' 관련 피해는 2021년 70여 건에서 2022년 130여 건으로 훌쩍 뛰었는데요. 올해 들어서도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등 굵직한 규모의 여행사들에서 꾸준하게 피해 불만이 올라오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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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저가 패키지 상품이 출시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여행객들이 겪은 피해 사례로는 ▲가이드들이 노골적으로 선택관광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다른 필수 여행 상품과 엮어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거나 ▲선택관광에 참여하는 다른 팀에게 선택관광에 참여하지 않은 팀 때문에 출발할 수 없다며 흉을 보는 등 눈치를 주거나심하게는 협박, 강압적 태도로 강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례로 여행사 노랑풍선을 통해 3월 초 가족들과 태국 패키지 여행을 떠난 김 씨는 현지에서 가이드에게 총 300달러(38만 원)에 달하는 선택관광을 계속 강요당했습니다. 김 씨는 이미 선택관광에 60달러를 써 100달러만 더 하겠다고 했으나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호텔로 돌아가라'며 윽박을 질렀다고 합니다. 결국 김 씨는 계획과 달리 150달러(19만 원)를 지출하고 원치 않는 관광을 해야만 했습니다.


덤핑 상품, 법적 규제는 불가능한가?

뉴스1

덤핑 상품을 추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비자의 외면입니다. 여행사들의 저가 상품 경쟁이 사그라들지 않는 한 선택관광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 스스로 ‘낚이는’ 소비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패키지여행사 관계자는 "49만원짜리 상품을 제값 내고 가는 것보다 현지에서 쇼핑과 옵션을 돌리는 29만원짜리 상품을 선호하는 손님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키지 여행 피해 예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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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를 통해 겪을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순 있습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여행업협회(KATA)에서 운영하는 ‘여행정보센터’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24’ 홈페이지에서 여행사 정보와 영업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들 홈페이지에 등록된 여행사는 폐업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싼 상품일수록 일정표와 계약 내용, 약관을 면밀히 봐야 합니다. 숙소와 식사에서 유난히 분쟁이 잦습니다. 일정표 대부분에 ‘현지식’이라고 성의 없이 표시됐거나 ‘4성급 특급호텔(또는 동급)’이라고 아리송하게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패키지 여행 피해를 당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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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현지 가이드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면 차후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증거나 녹취록을 확보해 놓는 게 좋습니다.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여행사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 구제를 받을 수 있는데요.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여행사들은 피해 사례가 접수될 경우 심각도에 따라 일정 투어 비용 환불, 가이드 징계 및 재교육 실시, 랜드사 계약 해지 등을 검토합니다. 또 여행 종료 후 고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지역·업체별 CS지수를 모니터링 하는 등 사전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여행객은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올해 2월까지 해외여행 관광객 수는 약 350만 명입니다. 작년 한 해 관광객 수가 655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여행 관련 소비자 불만이 다양화되고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소비자피해 예방에 적극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