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마 사살 사건, 7년 지났지만 대전오월드 변하지 않아"
[장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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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9월 18일 일어난 대전오월드 퓨마 뽀롱이 사살 사건이 일어난 지 7년을 맞아 대전충남녹색연합이 9월 13일 대전오월드 앞에서 '구경거리로 감금되어 자유를 억압당하고 있는 감금 동물을 위한 애도제'를 진행했다. |
| ⓒ 대전충남녹색연합 |
지난 2018년 9월 18일. 대전오월드 주랜드 방사장에 있던 여덟 살 암컷 퓨마 뽀롱이는 사육사가 실수로 열어 놓은 우리 문을 나섰다가 오월드 뒤 야산에서 산탄총에 맞아 사살됐다. 특별감사 결과 대전오월드는 근무명령과 안전수칙 등을 지키지 않은 채 운영했음이 드러났다.
하루 근무조는 3명으로 구성되어야 했지만, 사건 당일 2명이 휴무라는 이유로 1명이 근무하고 있었고, 혼자서 사육장에 들어가서는 안 됨에도 보조 사육사 홀로 출입하며 청소 등 관리 업무를 하다가 실수로 우리 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근무 환경과 관리시스템은 7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그대로라는 게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해 1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퓨마 포함 중형육식사를 담당하는 대전오월드의 사육사는 총 5명이다. 이들이 곰사, 늑대 사파리, 소형육식사, 해양동물사, 호랑이사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는 것.
이는 총 5명의 사육사가 24종 92마리의 동물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이런 과중한 업무량은 사육사들이 동물들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그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개별 개체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종별 전문성을 가지고 동물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와 먹이주기 등의 단순 업무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하는 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으면 뽀롱이 사건에서 보듯 개체마다 적절한 마취제의 양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고, 종별로 서식지 주변에 머무는 특성이 있는지 멀리 이동하는 특성이 있는지 등을 알지 못한 채 가장 인간에게 쉬운 방법으로 동물을 대하게 되는 것"이라며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뽀롱이와 같은 비극적 죽음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대전오월드는 사육사를 더 확충하여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고, 종별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업무 시간과 역할을 부여하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같은 공영동물원인 청주동물원의 경우, 사육사가 아닌 동물복지사로 명칭을 바꾸고, 동물행동학 등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면서 청소와 먹이주기 대신 동물 개체별 특성을 파악하여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동물원 운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업무 변화는 동물복지사들에게 동물의 존엄을 지키는 자부심을 키워주어 동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고, 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매진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대전오월드 역시 사육사의 전문성과 직업 자부심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여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그려야 할 것"이라며 "뽀롱이 사망 7주기를 맞이하며 대전오월드가 진심으로 뽀롱이 사건을 반성하고, 생명의 존엄을 훼손하는 전시 소비 공간이 아닌 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보호하는 시설로 전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13일 대전오월드 앞에서 뽀롱이 사건 7년을 맞아 뽀롱이를 추모하고, '구경거리로 감금되어 자유를 억압당하고 있는 감금 동물을 위한 애도제'를 진행했다.
다음은 감금 동물을 위한 애도제에서 낭독된 '2025 구경거리로 태어난 생명은 없다 애도문' 전문이다.
[2025 구경거리로 태어난 생명은 없다 애도문]
철창에 감금되어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로 소비되는 야생동물들을 마음으로부터 애도합니다.
갇힌 당신들의 눈을 마주하고, 무력함에 등 돌리는 모습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과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표정과 마음껏 움직일 수 없는 걸음을 마주하고도 나 혼자 넘치는 자유의 공간으로 걸어 나온 것을 사죄합니다.
생명 존재의 존엄을 단순한 오락거리로 전락시키고, 무의미한 돈의 가치와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을 위해 당신의 자유를 빼앗은 것을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당신들이 좁은 철창에 갇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 함부로 사랑하는 이들과 웃으며 그 앞에서 당신을 바라본 것을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당신들뿐만 아니라 당신들이 사랑하는 이들이 평생 그곳에 갇혀 살아야 하는 운명인 것을 함께 고통으로 느끼지 못한 것을 사죄합니다.
우리는 동물원에 갇힌 야생동물들이 자신들이 살아야 할 장소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좁은 철창 안에 감금되어 인간들의 구경거리로 소비되는 동물원 내 번식이 사라지길 원합니다. 원래대로 뛰고, 땅을 파고, 나무를 타고, 뜻대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장소로 이동하기를 원합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자유를 갖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인간인 우리가 다른 생명 존재에 대한 경외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인간인 것에 대한 참회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닌 동물들과 동등한 상호 존중 관계의 기쁨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다른 생명의 착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란 감정은 없습니다. 그런 마음은 지옥에서나 얻을 수 있는 자기파괴적 감정입니다. 대전오월드에 감금된 야생동물들의 해방이 인간의 정서적 해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대전오월드에 갇혀 있는 89종 736명의 생명과 감금된 채 죽음을 맞이한 코요테, 사자, 주머니여우, 몽구스, 그리고 뽀롱이를 깊이 애도하며, 그들이 해방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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