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 공화당 참패, 트럼프 남탓하며 ‘장례식 같은 밤’ 보내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참패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침울한 선거의 밤을 보냈다.
참모들에게 선거 전략과 여론조사를 문제 삼으며 불만을 쏟아내고, 소셜미디어에는 패배의 책임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저녁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측근들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참석자 일부는 당시 분위기를 “어두웠다”, “장례식 같았다”고 전했다. 일부 인사들은 오후 10시가 되기 전 자리를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 내내 정무 분야 참모들에게 불만을 쏟아내며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짜증을 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내 이름이 투표지에 없었고, 만약 있었더라면 우리는 압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 대해서는 “정치 인생 막판 6개월간 라이노(RINO·명목상으로만 공화당원)가 되지 않았더라면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온건 노선을 탓했다.

친공화당 성향의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도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가 민주당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출연시켜 선거 패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인사들의 출연 때문에 시청률도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NYT와의 인터뷰에서는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며 협력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 1시간 뒤 트루스소셜에 빨간색 바탕에 ‘VETO(거부권)’라고 적힌 야구모자 사진을 올렸다. 민주당이 장악할 연방의회가 통과시키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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