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3억 분담금 6억?…공사비 상승에 꼬인 재건축 공식

이태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gml958430@gmail.com) 2026. 11. 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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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공사비지수 138.74…12개월 연속↑
평형 확대·일반분양 부족에 수익성 악화
노원·도봉 소형 아파트 분담금, 집값 ‘훌쩍’
“조합, 공사비보다 사업 조건 점검에 집중해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와 6단지 모습. (매경DB)
서울 재건축 단지에서 수억원대 추가 분담금이 예상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낡은 아파트를 새롭게 바꿀 뿐 아니라 일반분양 수익까지 나눠 가지던 과거와는 다른 흐름이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는 가운데 일반분양 수익을 충분히 늘리기 어려운 사업장에선 기존 집값의 2배가 넘는 분담금 추정치도 등장했다.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수억원대 분담금 추산 결과가 나왔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은 기존과 같은 전용 84㎡를 분양받을 경우 추정 분담금이 약 6억5000만~7억497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주공6단지에서는 전용 53㎡를 보유한 조합원이 84㎡를 신청하면 약 7억2000만원, 100㎡를 선택하면 11억원이 넘는 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추정이 나왔다.

강남 외 지역에서도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최근 사업시행자 지정을 마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는 전용 43㎡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약 6억2100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지 전용 43㎡는 지난달 16일 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기존 집값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분담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사업 초기 추정치로 향후 사업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건설공사비지수 12개월 연속↑…용적률 높아 수익성 낮은 단지도
공사비 상승은 수익성을 악화하는 대표 요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잠정 138.74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30.91을 기록한 이후 12개월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년 전보다 6% 올라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주거환경연구원 조사에서도 정비사업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2021년 480만원에서 2025년 808만원으로 올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자재비·인건비뿐 아니라 커뮤니티 확대, 주차 대수 증가, 특화 설계 같은 고급화 비용도 사업비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다만 상승폭 자체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4월 1.93%까지 치솟았다. 이후 5월 0.50%, 6월 0.39%, 7월 0.27%, 8월 0.02%로 둔화했다.

과거보다 일반분양 수익 확보가 어려운 점도 문제다. 재건축 사업은 기존보다 용적률을 높여 새 아파트를 짓고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을 늘릴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 이미 용적률이 높은 노후 단지라면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 등 사업 비용을 메우기 어렵다.

또 조합원들이 기존보다 넓은 면적을 선택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경우에도 사업성이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서울 외곽과 1기 신도시 등 가구당 대지지분이 작은 소형 아파트 단지에서는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평형 확대 요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는 기존 840가구 모두 전용 31㎡다. 지난 5월 제시된 예상 분담금은 전용 59㎡ 선택 시 3억6590만원, 전용 84㎡는 6억477만원이었다. 일반분양 물량을 당초 3가구에서 101가구로 늘렸지만 평형 확대에 따른 부담은 여전하다.

가구 수를 늘려도 부담은 여전할 가능성이 크다. 상계주공6단지 역시 기존 2646가구를 3573가구로 재건축하고 일반분양 물량을 300가구 미만으로 계획했지만 전용 32㎡ 소유자의 추정 분담금은 신축 전용 59㎡ 선택 시 4억4800만원, 84㎡ 선택 시 7억6500만원으로 제시됐다. 전용 49㎡를 선택하더라도 약 2억92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안내됐다.

남 애널리스트는 “분양가가 높은 강남권도 일반분양 물량이 적다면 부담을 피하기 어렵고 분양가가 낮은 강북·수도권 외곽은 물량이 있어도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고급화 vs 사업비 고민하는 조합…“빠른 내부 합의 중요”
전문가들은 공사비 상승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조합이 설계와 계약 조건 등 사업 요소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남 애널리스트는 “커뮤니티·주차·층수·마감재 등 항목별 비용을 조합원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고급화를 통해 준공 후 가치를 높일 것인지, 사양을 조정해 분담금을 낮출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고 했다.

계약 과정에서는 공사비 변동 기준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남 애널리스트는 “시공사 계약 단계에서는 물가 반영 기준, 설계변경 절차, 특화 항목의 범위를 명확히 정해둘 필요가 있다”며 “증액 요구가 나오면 외부 공사비 검증을 활용해 분쟁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의 성패는 조합원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얼마나 빨리 합의에 이르느냐에 달려 있다”며 “고령 조합원 등 부담 능력이 낮은 조합원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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