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해상봉쇄 해제 등 ‘7단계 제안’ 수용 시 이틀 내 호르무즈 개방”

하수영 2026. 11.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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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신화=연합뉴스

카타르의 중재로 미국과 간접 협상 중인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포함한 자신들의 요구 조건들이 수용되면 이틀 내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주례 언론 브리핑에서 “중재국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 근간은 여전히 이란의 ‘7단계 제안’”이라며 “이는 이틀 내에 이행될 수 있도록 압축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이 선의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충족되면 호르무즈해협의 안보가 회복되고 단기간 내에 협상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 정책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현재 중재국들과 이른바 ’이틀 제안’에 대한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카타르를 통한 간접 협상 상황을 전했다.

바가이 대변인이 언급한 7단계 제안은 이란이 지난 9월 25일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에 제안했던 협상안을 말한다. 당시 협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동결자금 즉시 반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모든 전선에서 전투 중단 등을 미국이 이행하는 조건으로 호르무즈해협을 7일 이내에 재개방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국영매체에 따르면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정부에 일정한 권한을 부여했다며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 및 주요 도시 시장들과의 회의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유엔 회의에서 미국에 7단계 제안을 전달한 다음 날인 9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들의 제안을 거부한다(I reject their proposal)”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를 포함한 이란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어떠한 최종 합의도 진전될 수 없으며, 호르무즈해협 역시 개방되거나 안전해질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 “이란 국민의 사전에는 굴복이란 단어가 없으며, 오직 신에게만 순종할 뿐 미국의 압박에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의 핵심 핵시설을 타격할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한 전면적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나탄즈 핵시설에 강력한 폭탄을 사용할 경우 대응 수단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든, 이란을 향한 모든 군사적 공격은 강력하고 즉각적이며 포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대응 준비가 매우 효과적으로 완료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유럽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이번 주 안에 대이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중동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는 최근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병력, 방공체계, 탄약 등을 추가 배치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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