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웅의 눈물과 카메라…“실책 선수 집중 비추는 문화 없어져야”

조진수 2026. 10. 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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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를 뒤흔든 실책 하나에 23세 젊은 선수가 고개를 떨궜다.

정 캐스터는 "실책한 선수를 집중적으로 비추는 문화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실수를 하면서 선수가 성장하는 건데 보기 불편하다"며 "MLB 중계와 다르다. 특정 방송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도 포함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한 팬은 "실책한 선수를 자꾸 화면으로 줌인하는 문화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에 너무 공감한다"며 "부상당하거나 공에 맞는 장면을 자세히 슬로모션으로 반복하는 것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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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패 빌미된 실책에 고개 숙인 김영웅…반복 클로즈업에 비판 확산
정우영 캐스터 작심 비판에 팬들도 공감…선수 존중하는 중계 문화 요구
30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루주자 김영웅이 3루로 질주해 세이프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를 뒤흔든 실책 하나에 23세 젊은 선수가 고개를 떨궜다. 중계 카메라는 좀처럼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실책 이후 침통한 표정을 반복해서 비추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선수의 실수와 감정까지 집요하게 포착하는 국내 프로야구 중계 관행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에 2-4로 역전패했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아웃카운트 9개만을 남겨뒀던 삼성은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허용했다.

승부가 뒤집힌 것은 7회말이었다. 삼성이 2-1로 앞선 상황에서 KIA 김도영의 평범한 3루 땅볼이 삼성 3루수 김영웅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갔다. 공식 기록은 포구 실책이었다.

김도영이 2루까지 진루한 데 이어 후속 타자들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삼성은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이날 삼성은 총 3개의 실책을 범했고, 김영웅의 실책은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김영웅은 이날 타석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는 제 몫을 했다. 2회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한 안타도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하지만 수비에서 나온 실책 하나가 앞선 활약을 모두 지워버렸다.

이닝이 끝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영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코가 빨갛게 달아오른 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웅은 경기 후 펑펑 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 준비 잘했고, 상황에 따라 실수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다음 게임이 있으니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며 선수를 감쌌다.

그러나 중계 화면은 달랐다. 실책 직후 김영웅의 침통한 얼굴을 클로즈업한 데 이어 KIA 타자들이 적시타를 때릴 때마다 그의 표정을 반복적으로 비췄다. 경기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화면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책한 선수의 감정에 지나치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중계 관행에 대해 SBS스포츠 정우영 캐스터는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정 캐스터는 “실책한 선수를 집중적으로 비추는 문화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실수를 하면서 선수가 성장하는 건데 보기 불편하다”며 “MLB 중계와 다르다. 특정 방송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도 포함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특정 방송사만을 겨냥한 비판이 아니라 국내 야구 중계 전반에 자리 잡은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는 취지다.

정 캐스터의 발언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었다. 한 팬은 “실책한 선수를 자꾸 화면으로 줌인하는 문화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에 너무 공감한다”며 “부상당하거나 공에 맞는 장면을 자세히 슬로모션으로 반복하는 것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른 팬도 “김영웅이 실책 한 번 했다고 계속 카메라로 비추는 게 마음이 아프다. 본인도 실수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 캐스터의 지적 이후 김영웅을 향한 클로즈업이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팬은 “캐스터가 저런 말을 했는데도 경기 끝날 때까지 계속 김영웅을 비췄다”며 중계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물론 실책 직후 선수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은 경기 상황과 긴장감을 전달하는 중계의 한 방식이다. 결정적인 실책이 승부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는 것 역시 중계진의 역할이다.

그러나 경기 상황을 전달하는 것과 실수한 선수의 침통한 표정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실책의 원인이나 수비 상황에 대한 분석보다 선수의 감정에 화면이 집중될 경우,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보다는 특정 선수에게 책임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번 논란이 단순히 김영웅 개인의 실책을 넘어 국내 스포츠 중계 문화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는 이유다.

삼성은 오는 11월1일 대구 홈에서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김영웅에게는 실책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그라운드에 설 기회가 남아 있다. 실책은 야구의 일부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결정적인 순간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딛고 성장하는 것 역시 스포츠의 본질이다.

그러나 실수한 선수의 고통까지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이 중계의 역할인지는 되짚어볼 문제다. 승부의 결정적 순간을 전달하는 것과 한 선수의 자책을 끊임없이 화면에 담는 것은 다르다. 김영웅의 눈물은 그라운드에 남았고, 그를 향했던 카메라는 한국 야구 중계에 또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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