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 지위 앞세워 ‘제재 무용론’…한미일 압박에 정면 반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전략적 실패'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역시 실효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을 국제사회에 재차 강조하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제재·압박 정책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북한의 담화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을 강조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부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러 군사협력·해외 노동자 자금줄 차단 본격화…北 “비핵화처럼 제재도 무력화”

특히 북한의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역시 실효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동시에 대북 압박의 무용론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 참여국과 유럽연합(EU)의 공동성명, 미국·호주·EU의 추가 대북제재를 겨냥해 “적대시 정책을 정당화해보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비열한 음모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를 “엄중한 주권침해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비핵화처럼 제재도 무력화”…핵보유국 지위 고착화 시도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핵무기 개발과 핵보유국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제재와 압박은 약자에게 통할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아니다”라며 “미국과 서방의 상투적인 제재 소동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에 아무러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되돌릴 수 없게 최종결론”이 났다며 대북제재 역시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을 국제사회에 재차 강조하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제재·압박 정책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과 서방의 제재 정책에 대해서도 실패를 선언했다. 대변인은 “고립된 것은 우리가 아니며 더 이상 제재의 실효성을 증명해 보일 만한 수단과 능력이 결여되고 저들의 전략적 실패를 인정할 만한 판단력과 용기조차 없는 미국과 서방 진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바닥이 난 제재 곳간을 끝까지 붙들고 헤어 나올 수 없는 궁지에 스스로 빠져드는 미국과 서방을 우리는 구태여 막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다만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제로 무력화됐다는 객관적 평가라기보다 제재의 정당성과 효과를 부정하려는 북한 당국의 일방적 입장에 가깝다.
한국·일본까지 직접 겨냥…대북제재 공조에 경고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EU 등 제재 공조에 참여하는 국가들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외무성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MSMT 참여국들이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에 적극 편승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적대행위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며 그로 인한 응당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직접 거론한 것은 대북제재 감시와 독자제재를 연계하는 국제 공조 체계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특히 한미일을 포함한 11개국이 북한의 제재 위반 실태를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제재 참여국 전체를 압박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은 러시아 등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주권국가들 사이의 정상적이며 호혜적인 협력관계 발전을 구속하고 저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악의적 기도를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책임적인 주권행사로써 국가의 존엄과 발전권익을 철저히 수호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과 제재 회피 행위를 문제 삼는 데 대해 북한이 이를 국가 간 정상적인 협력으로 주장하며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강경 반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감시 활동이 실제 독자제재 조치로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영국 등 MSMT 참여 11개국과 EU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또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자금 조달을 차단하고 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한 제재 공조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8일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의 위장취업과 수익 조달 등에 관여한 개인 10명과 기관 1곳을 추가 제재했다.
호주 역시 지난 23일 개인 2명과 단체 2곳을 독자 금융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EU도 지난 12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지원 및 제재 회피에 연루된 개인 3명과 단체 4곳에 제재를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과 악성 사이버 활동, 불법적인 북러 협력 등 핵·미사일 개발을 뒷받침하는 자금 조달 경로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 드론 공장에 北 노동자…제재 감시망 둘러싼 공방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는 MSMT가 그동안 발표한 세 차례의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MSMT는 지난 9월 공개한 세 번째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드론 생산시설에 노동자를 파견해 군용 드론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 17개국에 파견돼 지난해 최대 1조원가량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북한의 해외 노동력 활용이 단순한 외화벌이를 넘어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 및 북러 군사협력과 연계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보여준다.
MSMT는 2024년 3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이 무산된 이후 제재 감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같은 해 10월 출범했다.
이후 북러 군사협력과 북한의 사이버 활동, 해외 IT 노동자를 통한 제재 회피, 해외 노동자 파견 실태 등을 잇달아 공개하며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국제 공조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MSMT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러시아 역시 제재 감시 체계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제재 위반 행위를 추적하고 차단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북한의 담화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핵보유국 지위의 불가역성을 강조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부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제사회가 북한의 무기 개발 자금줄과 북러 군사협력 차단에 나서자 북한이 제재 참여국을 향한 경고 수위를 높였다는 점에서 향후 대북제재를 둘러싼 외교·안보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