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19만원, 마운자로 끊고 갈아탔다”…국산 비만약 ‘에페’ 출격
29일 서울 종로구의 A의원에는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이 의원 원장은 “3시간여 동안 환자 5명이 국산 비만약이 어떤 약인지, 기존 약보다 가격이 저렴한지 등을 물었다”며 “약이 막 입고되는 단계여서 아직 처방은 못하고 있고, 가격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국내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약 에페가 기존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양분하던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본격적인 처방 첫 날인 이날 오전 중앙일보가 서울·경기 지역 의료기관 10곳을 취재한 결과 바로 처방이 가능한 곳은 한 곳이었다.
입고 시기·용량·가격 문의 이어져
김용오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오늘 오전 한 건을 처방했다. 위고비를 사용하다 부작용으로 힘들어해 에페로 바꾼 환자”라며 “내일도 3명 정도 예약돼 있고,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B의원은 “다음 달 5일부터 처방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
진료비 포함 2㎎ 2주분 6만~9만원대
에페는 주 1회 투여하며 2㎎부터 10㎎까지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린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 대상 임상에서 40주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반응에 대해 “위고비·마운자로와 임상시험 기간과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에페의 첫 4주분 공급가는 12만9800원(2㎎ 2펜, 4㎎ 2펜)으로 마운자로 초기 용량 제품(2.5㎎ , 약 27만8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실제 환자 부담액은 의료기관마다 다르다. 진료 예약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115개 의료기관의 에페 2㎎(2펜) 가격은 6만4000~9만9000원, 4㎎(2펜)은 9만8000~13만5000원(이하 진료비 포함)으로 나타났다. 에페의 최고 용량인 10㎎ 4주분 공급가는 29만9200원으로 투여 용량을 늘리면 30만원대로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에페의 주요 강점이 될 것으로 본다. 김용오 원장은 “비만치료제는 장기간 사용해야 해 가격 부담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며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환자나 감량 후 체중을 유지하려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비만약 출시는 ‘변수’
에페는 지난 22일 초도물량이 출하돼 일부 병·의원에 공급됐다. 초기 공급 물량은 제한적이다. 현재 한미약품이 병·의원에 직접 약을 공급하고 있으며 의약품 도매업체에는 물량이 풀리지 않았다. 한미약품 측은 “초도물량이 한정돼 단계적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초기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생산량을 정하는 전략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약국 공급 시기는 연말께로 예상된다.

차세대 비만약 등장은 변수다. 마운자로를 투여 중인 40대 직장인은 “마운자로의 다음 세대 제품도 나온다는데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으면 신규 약을 쓰진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일라이릴리는 28일(현지시간)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당뇨·비만치료제 후보 ‘레타트루타이드’와 노보의 당뇨치료제 ‘오젬픽’을 비교한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1298명을 대상으로 80주간 투여한 결과 체중감소율은 각각 최대 20.9%, 9.4%였다. 다만 이상반응에 따른 투약 중단율은 레타트루타이드가 더 높았다. 한미약품도 삼중작용제 차세대 당뇨·비만치료제 후보 ‘잔트루타이드’의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종료가 목표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재산 1000만원 들고 시골 왔다…연 1억 버는 부부 비결 | 중앙일보
- “김건희랑 더 못살아!” 호텔 외박하더니…尹 어이없는 투항 | 중앙일보
- 승무원 아내 고단수였다…의사 남편이 속은 ‘충격 사생활’ | 중앙일보
- 20대 남녀 숨진 채 발견…새벽 14톤 화물차·승합차 추돌 참변 | 중앙일보
- 합의 성관계 뒤 “6차례 성폭행당했다”…20대 여성 무고로 실형 | 중앙일보
- 전자복권 1등 ‘완전 랜덤’ 아니었다…동행복권이 숨긴 충격 진실 | 중앙일보
- [단독] “BTS도 싸이도 당했다”…‘1곡당 2억’ AI와의 전쟁, 무슨 일 | 중앙일보
- 이하늘 “호의인 척 짜증나”…이 대통령 ‘유시민 처벌불원’에 발끈 | 중앙일보
- 20㎡에 남자 50명 몰아넣었다…33명 숨진 이 나라, 충격 구금 | 중앙일보
- 승객 200명에 “배에서 내려라”…돌연 멈춰선 ‘오디세이’호 뭔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