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곳간에 197조 쌓였지만... 주주에겐 '기다려라'

류승연 2026. 10. 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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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2027년 이후 신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하는 3개년 정책에 따라,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공시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부사장)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전체 주주환원 규모 90조~110조원 가운데 이미 집행된 주주환원과 금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된 현금배당 30조원을 포함한 주주환원 실행 규모 35조원을 감안하면 잔여 재원은 55조원에서 7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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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최대실적에 주주환원 실망에 5% 급락... 자사주 소각 규모·시점은 내년 1월로, SK하이닉스는 올라

[류승연 기자]

▲  삼성전자가 4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으로만 10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천4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83.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사진은 이날 삼성 서초사옥.
ⓒ 연합뉴스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2027년 이후 신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실적은 사상 최대였지만 주주들이 기다린 답은 없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7조 원을 확정한 29일, 주가는 5% 넘게 떨어졌다. 회사는 이날 새 환원 정책을 예고했을 뿐 구체적인 숫자는 내놓지 않았고 남은 자사주 소각 계획도 석 달 뒤로 미뤄뒀다.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주주환원 확대가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만3250원(5.48%) 내린 22만8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1만9000원(1.28%) 오른 150만60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 전반이 아니라, 삼성전자 개별 요인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잔여 재원 55조~75조 원, 자사주 소각 시점·규모는 내년 1월로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이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냈고, 스마트폰·가전의 DX부문은 8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8일 발표한 잠정실적과 같은 수준이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실적보다 주주환원에 쏠려 있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4601원의 3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정규배당 376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배당금 총액은 30조30억원이다. 배당기준일은 9월 30일, 지급일은 오는 11월 27일이다.

하지만 이미 예고된 내용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하는 3개년 정책에 따라,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이 중 약 30조원을 3분기에 먼저 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FCF란 기업이 핵심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세금과 영업비, 공장·설비 등 자본적지출(CapEx)을 빼고 남은 현금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부사장)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전체 주주환원 규모 90조~110조원 가운데 이미 집행된 주주환원과 금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된 현금배당 30조원을 포함한 주주환원 실행 규모 35조원을 감안하면 잔여 재원은 55조원에서 7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잔여 재원에 대한 주주환원은 현금배당과 함께 상당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2027년 1월 말 개최 예정인 이사회에서 차기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결국 전체 환원 범위는 8월과 달라지지 않았고, 자사주 매입·소각도 석 달 뒤로 미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우선주 문제도 거론했다.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로, 주가가 보통주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박 CFO는 "최근 시장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차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모든 주주 평등 및 자본 배분 극대화,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서 조정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곳간엔 197조, 2027년 HBM은 '완판'

한편 삼성전자의 곳간은 쌓여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IR 자료를 보면, 3분기 말 순현금은 197조6000억원이다. 2분기 말 167조6000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30조원 늘었다.

사업 전망도 밝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2027년) HBM 공급 물량은 당사의 제품 경쟁력을 감안한 목표 수준의 가격으로 협상 완료되어 이미 솔드아웃된 상태"라고 말했다. 장기 공급 계약도 늘고 있다. 김 부사장은 "10개 대형 고객들과 이미 (다년 공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주요 10개 고객들과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으로, 이미 일부 고객들과는 협상 완료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층도 넓어지는 추세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대형 클라우드 기업, 서버 제조사, AI 칩 설계 업체 등 AI 사업과 직접 맞닿은 기업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 통신장비 업체들까지 메모리를 미리 확보하려고 장기 계약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전체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 계약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김 부사장은 "(목표) 달성 가능성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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