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중앙, 비용은 지방…공공서비스 흔드는 재정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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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따른 재정 부담이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 집중되면서 공공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 복지정책인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역시 손실 보전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운영기관의 적자로 쌓이고 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재정 부담 구조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국가직 전환 취지에 맞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책임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 방안과 세제 구조 개편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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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노인 무임수송 손실 4488억원
보전 주체 불명확…운영기관 부담 가중 구조
전문가 “공공요금 인상·서비스 위축 우려”

급속한 고령화로 무임수송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과 지방 간 재정 갈등이 장기화하면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지역 공공서비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쪽짜리 국가직 전환…소방재정의 이중구조

그러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소방 현장의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의 신분은 국가직으로 바뀌었지만 소방 운영에 필요한 재정까지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체계로 전환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이하 입법처)의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달성되고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소방예산은 2019년 5조5000억원에서 2025년 8조1000억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예산 규모는 커졌으나 지방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지역 간 재정 격차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입법처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지방 소방예산 중 국비 비중은 10.7%에 그쳤다. 국가공무원인 소방관의 인건비도 소방안전교부세를 통한 국비 지원 비중이 약 8.6% 수준에 머물렀다. 입법처는 보고서에서 “국가직 전환 이후 소방 인력과 예산 규모는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으나 예산구조와 인사·지휘체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공무원의 근무 여건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소방공무원 1인당 피복비는 부산·제주가 25만원인 반면 울산은 70만원으로 약 3배 차이가 났다. 위탁교육비 역시 충북은 42만8000원, 부산은 4만1000원으로 10배 넘게 벌어졌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자치단체가 소방재정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면서 지역별 재정 여건에 따른 격차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앙정부가 소방재정을 지원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는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교부세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5%가 소방안전교부세 재원으로 쓰인다. 법은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0% 이상을 소방 분야에 교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총액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은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우선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부받은 재원은 소방 인력 운용과 장비·시설 확충 등에 활용된다.
소방 분야에 대한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2024년 말 지방교부세법 개정으로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0% 이상을 소방 분야에 배분하도록 법제화했다. 다만 소방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는 여전해 지역 간 재정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재정 부담 구조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국가직 전환 취지에 맞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책임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 방안과 세제 구조 개편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임승차 손실 4488억원…커지는 교통복지의 청구서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행 노인 도시철도 무임수송 제도는 노인복지법에 근거해 운영되지만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별도의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국가 복지정책의 성격을 갖는 제도로 발생한 비용을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자체적으로 감당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입법처가 발표한 ‘도시철도 무임수송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무임수송 제도가 도입된 1984년 4.1%에서 2025년 말 21.2%로 높아졌다. 2070년에는 47.5%에 이를 전망이다.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무임수송 수요와 관련 재정 부담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입법처는 “초고령 사회로의 급속한 진입으로 무임수송 대상 인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운임 현실화가 장기간 지연된 상황에서 무임수송 손실까지 운영기관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현행 구조는 도시철도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할 뿐 아니라 시설 안전 투자 축소, 서비스 품질 저하 등으로 이어져 대도시 대중교통 체계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되면 공공교통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서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인 무임승차는 국가 복지정책의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이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지방자치단체가 허리띠를 졸라매며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구조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복지정책에 따른 재정 부담을 지방자치단체와 운영기관에 전가하면 공공서비스 위축이나 공공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져 결국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kjh0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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