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사자
![프로야구 삼성의 베테랑 최형우가 KIA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7회말 쐐기포를 터트렸다. 만 42세10개월11일 나이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출장, 안타, 타점,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8/joongang/20261028000338953ujve.jpg)
“‘최형우 시리즈’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은 감사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제가 중용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최형우의 겸손한 예측은 틀렸다. 맹활약으로 위기에 빠진 팀에 승리를 안겼다. 잠들었던 중심 타선이 깨어나며 사자 군단도 반격에 성공했다.
삼성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8-3으로 이겼다. 하루 전 1차전 패배(1-5)를 설욕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삼성은 1차전에서 2안타 빈공 속 1득점에 그쳤다. 공격을 이끌어야 할 2~5번 타자들이 13타수 무안타로 동반 부진에 빠진 게 뼈아팠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차전에 수비에 물음표가 붙은 최형우를 5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 시켰다. 그가 포스트시즌에 외야수로 나선 건 2018년 10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이후 8년 만이다.
첫 경기에 5번으로 나선 박승규는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박 감독은 경기에 앞서 “경험 많은 최형우가 흐름을 바꿀 적임자라 판단해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2번에서 흐름이 많이 끊겼는데, 박승규가 김성윤보다 타격감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타순 변화 이유를 설명했다.
선취점은 KIA가 가져갔다. 3회 초 하주석의 안타, 김호령의 희생번트, 박재현의 내야 안타, 이호연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먼저 득점했다. 하지만 삼성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3회 말 류지혁의 볼넷,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루에서 박승규의 좌익선상 2루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구자욱의 우중간 적시타로 역전(2-1)했고, KIA 선발 애덤 올러의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긴 4번 르윈 디아즈의 투런 홈런으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
5회에도 점수를 보탠 삼성은 2사 후 박승규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쳐 올러를 강판 시켰다. 4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5실점한 올러는 지난 7월 28일 1이닝 8실점에 이어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KIA 불펜 이의리의 제구 난조를 틈타 구자욱, 디아즈, 최형우의 3연속 사사구로 한 점을 보탰다.
6회 초 실점 위기는 최형우의 호수비로 막았다. 2사 후 KIA 해럴드 카스트로가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성 타구를 날리자 최형우가 펜스 플레이 후 2루로 정확히 뿌려 아웃 시켰다.
삼성은 6회 말 류지혁, 이재현의 안타와 김지찬의 2루타, 박승규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가했고, 7회엔 최형우의 축포 같은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024년 KIA 소속으로 나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이후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른 최형우는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출장(42세 10개월 11일)을 비롯해 안타, 타점, 홈런, 득점 보살 기록까지 최고령 관련 기록을 줄줄이 갈아 치웠다.
경기 MVP는 6과 3분의 2이닝 5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아리엘 후라도에게 돌아갔다. 불펜의 키맨 이승민은 1과 3분의 1이닝(1실점)을 막아냈다. 9회에는 원태인이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3차전은 29일 오후 6시30분 전남광주의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KIA 시라카와 게이쇼, 삼성 최원태의 선발 대결이 유력하다.

대구=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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