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대신 ‘홈~런’…김도영 막을 ‘사자’ 없었다
![KIA가 삼성에 2-0으로 앞서던 플레이오프 1차전 3회 초, 투런홈런을 치고 홈을 통과한 KIA 카스트로(왼쪽)가 먼저 홈을 밟은 1루 주자 김도영과 자축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IA는 이 홈런으로 4-0까지 달아났다. 오른쪽 뒷모습은 홈런을 맞은 삼성 선발투수 페덱.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7/joongang/20261027000331202dgig.jpg)
사자 굴에 들어간 호랑이가 웃었다. KIA 타이거즈가 중심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첫판을 잡았다. KIA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5-1로 이겼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시리즈를 앞두고 “김도영을 상대할 땐 상황에 따라서 정면승부를 할 때 하고, 피해가야 할 때는 피하겠다”고 했다. 준PO에서 홈런만 3개 때려낸 김도영을 잔뜩 경계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단순히 장타만 치는 선수가 아니라 최고의 찬스 메이커 역할도 해낼 수 있는 선수였다.
삼성 선발 크리스 페덱은 3번 타자 김도영 앞에 배치된 테이블 세터 박정우-박재현을 상대로 한 차례도 출루를 내주지 않았다. 소용없었다. 김도영은 스스로 출루해 후속 타자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1회 초 페덱이 커브를 연달아 3개 던지는 등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유인구를 던졌지만 참아냈다. 볼넷을 고른 김도영은 곧바로 2루를 훔쳤고, 해럴드 카스트로의 적시타가 터져 홈을 밟았다. 삼성 우익수 김성윤의 홈 송구가 빗나가면서 카스트로는 3루까지 달렸고, 나성범의 좌익 선상 2루타가 나오면서 2점째를 올렸다. 3회 추가 득점도 김도영에서 시작됐다. 2사 후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카스트로가 페덱을 상대로 우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KIA는 4회 한준수의 솔로포까지 나와 5-0을 만들었다. 김도영은 5회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페덱에게 공 13개를 던지게 만들었다. PO 역대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 기록. 결국 페덱은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도영은 8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이승민을 상대로 중앙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쳤다. 홈런인 줄 알고 1루로 천천히 뛰는 바람에 3루까지 달리진 못했고,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해결사 대신 밥상을 차리는 요리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1회 말 선두 타자 김지찬을 안타로 내보냈으나 김성윤을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12타자 연속 범타를 끌어냈다. 그러나 5회 말 1사에서 던진 시속 146㎞ 투심 패스트볼이 박승규의 머리 뒤쪽을 가격했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타자 머리를 직구 계열 공으로 맞힌 투수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동 퇴장된다. 네일의 당시 투구 수는 57개. 7~8회까지 막아낼 수 있었지만,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이어진 2사 1루에서 박승규의 도루와 김영웅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KIA 불펜진이 호투를 펼쳤다. 정해영, 이의리, 조상우, 곽도규, 전상현이 차례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야수진도 도왔다. 유격수 박민의 실책이 나왔지만, 김도영이 담장에 부딪히며 파울 플라이를 잡아냈고, 좌익수 박재현도 멋진 다이빙 캐치를 선보였다. 데일리 MVP는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을 올린 카스트로가 차지했다. 삼성은 2안타에 그치는 등 긴 휴식으로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렇다 할 기회도 없어 최형우 대타 카드는 꺼내보지도 못했다.
2차전은 27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 KIA는 애덤 올러를 선발로 내세운다.

대구=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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