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부권 폭탄’ 예고…“중간선거 지면 모든 법안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민주당 주도로 의회를 통과한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지렛대로 삼아 입법 주도권을 유지하고, 야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경우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부하고, 거부하고, 또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찾아와 ‘이걸 어떻게 성사시킬 수 있느냐’고 물을 것이다. 그렇게 협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판세에서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상원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내주면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조사하고 청문회를 여는 한편, 대통령과 가족 기업의 재산 형성 과정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미국 헌법은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을 대통령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하지 않고 반대 이유를 첨부해 의회로 돌려보낼 수 있다.
의회가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원 각각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의원 전원이 출석한다면 하원 435명중 290명, 상원 100명중 67명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해 양원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거부권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서도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30일에는 초당적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한 아칸소 밸리 송수관(AVC) 완공법안과 미커수키 보호구역 수정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두 법안은 하원 재의결에서 필요한 찬성표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그러나 거부권을 반복적으로 행사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는 법안 상당수는 여야의 초당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다.
민주당 주도 법안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지지한 법안까지 거부할 경우 의회 전반과 갈등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지가 백악관과 의회의 관계를 좌우할 전망이다.
거부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야당의 양보를 끌어낼 수도 있지만, 의회와의 대립이 심해지면 주요 정책의 입법이 지연되는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g은 근육, 10g 먹으면 뇌까지”…건망증 60대 살릴 그 가루 | 중앙일보
- “죽어봐!” 박정희 쏜 김재규…18년 전 관상가의 섬뜩한 예언 | 중앙일보
- 삼전닉스 없이 4000만원→85억…“주가 폭락때 ‘이것’ 담았다” | 중앙일보
- 합의 성관계 뒤 “6차례 성폭행당했다”…20대 여성 무고로 실형 | 중앙일보
- 도끼 들고 난입해 여교사 공격…국제학교 충격 생중계 | 중앙일보
- 강민경, 보복운전 트라우마 고백 “빗물 튀었다고 집까지 쫓아와” | 중앙일보
- [단독] 남편 장례날부터 돈 빼갔다…치매 아내 돈 1.6억 챙긴 요양사 | 중앙일보
- [단독] 8억 성과급에 마이크론 밀렸다…취준생들 “삼하떨마” | 중앙일보
- 6억 대출받아 레스토랑 연 윤남노 “지난달 80만 원 벌었다” | 중앙일보
- [단독] 서울 한복판서 23배 메탄 뿜었다…“불쾌한 냄새”의 비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