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진출 실패한 롯데, 결국 김태형 감독과 결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결국 김태형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프로야구 롯데는 24일 "김태형 감독이 롯데자이언츠와 3년간의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재계약은 하지 않기로 했다. 차기 감독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며,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사령탑으로서는 가을야구 진출 없이도 경질당하지 않고 오랜만에 계약기간을 모두 완주한 감독이 됐다.
롯데는 가을야구와 멀어진 9년간 조원우·양상문·허문회·래리 서튼·김태형 등 정식 감독 5명과 공필성·이종운 감독대행 2명이 팀을 거쳐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준목 기자]
올해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결국 김태형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프로야구 롯데는 24일 "김태형 감독이 롯데자이언츠와 3년간의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재계약은 하지 않기로 했다. 차기 감독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며,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023년 10월 롯데와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 연봉 6억)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롯데를 맡기 전 2015년부터 8년간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의 감독을 역임하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회 우승(통합우승 2회)을 이끌며 '두산 왕조' 건설이라는 업적을 수립하고 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올라섰다.
오랫동안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하던 롯데는 '우승청부사'인 김 감독이 성적의 한을 풀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 팬들 역시 김 감독의 선임에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롯데에서 거둔 성적표는 3년 연속 7위에 그쳤다. 우승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과 5할 이상 승률을 단 한번도 거두지 못했다.
부임 첫해인 2024시즌(66승 74패 4무) 7위에 머물렀고, 2025시즌(66승 72패 2무)엔 전반기를 3위로 마쳤으나 시즌 막판 12연패에 빠지며 가을야구 경쟁에서 밀려났다.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잠시 기대를 불러일으켰으나 막상 정규시즌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최종 성적은 64승 3무 77패로 또다시 7위에 그쳤다.
김태형 감독의 실패는, 최근 KBO리그에서 계속되고 있는 '명장 거품론'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도 아쉬운 대목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해본 감독은 총 20명이다. 이중 같은 구단에서 계속 사령탑을 역임 중인 이강철(KT)·염경엽(LG)·이범호(KIA) 감독, 첫 우승 이후 다른 팀 지휘봉을 잡지 않았던 이희수(전 한화)· 김기태(전 KIA), 트레이 힐만(전 SK, SSG의 전신)·이동욱(전 NC) 감독을 제외하고, 나머지 13명의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구단을 떠난 이후 다른 팀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하지만 이중 두 팀 이상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해본 사령탑은 오직 김응용 감독 단 한 명뿐이다. 한국프로야구 최다우승 사령탑인 김응용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 시절 9회, 삼성 라이온즈 시절 1회로 총 10회의 우승을 경험했다.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022년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었고 올해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첫 시즌에는 5위에 만족하며 아직 도전이 현재진행 중인 감독이다.
반면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나머지 11명의 감독들은 본인의 지도자 전성기를 보낸 팀을 떠나서, 다른 구단에서는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현대 왕조의 4회 우승을 이끈 김재박 감독은 LG(2007-2009), 삼성에서 2회 우승을 거둔 선동열 감독은 친정팀 KIA(2012-14), SK 왕조의 3회 우승을 이끈 김성근은 한화(2015-17년)의 지휘봉을 각각 잡았으나 모두 재임기간중 단 한번도 가을야구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삼성에서 통합 우승 4연패와 정규시즌 5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도 LG(2018-2020) 사령탑으로서는 3년간 8-4-4위에 그치며 기대에 못미친 성적을 거두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심지어 유일하게 두 팀에서 우승을 거뒀다는 김응용 감독조차도, 말년에 자신의 3번째 프로팀이었던 한화(2013-14)로 복귀해서는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치며 초라하게 실패한 바 있다. 이처럼 한때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던 감독들의 연이은 실패는, 현대야구에서 '야구는 감독놀음'이라는 명장 만능론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는 계기가 됐다.
다만 김태형 감독의 경우에는 롯데에서 운이 없었다는 동정론도 적지 않다. 김태형 감독은 주어진 전력을 활용하여 성적을 내는데 최적화된 '윈나우'식 운영에 어울리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정작 롯데의 상황과 전력은 오히려 '리빌딩'을 필요로 하던 상황이었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사실상 전무했다.범위를 넓히면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기 1년 전에 FA로 영입된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4년 40억 원)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김태형 체제에서는 모두 제몫을 하지 못하면서 구단이 외부FA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 걸림돌로 전락했다.
심지어 올 시즌 초반에는 대만 전지훈련 도중 도박장에 출입한 것이 적발된 선수들의 출전 정지 징계,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교통사고 악재 등으로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산 시절에도 구단의 재정과 지원이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않지만 2015년 장원준(4년 84억 원)의 FA 영입처럼 최소한 돈을 쓸 때는 제대로 썼다. 또한 당시 두산은 화수분 야구'로 불릴만큼 내부 유망주 육성체제와 프런트의 역량이 탁월했기에 김태형 감독이 1군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롯데에서는 김 감독을 지원해줄만한 시스템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주어진 조건에 대하여 불평하지 않고 팀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팀을 감독 개인의 역량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비록 가을야구 진출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3년간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임 첫해인 2024년부터 윤동희,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성빈, 전민재 새로운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하며 세대교체의 물꼬를 텄다.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는 3년연속 최다안타왕과 올시즌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안타 (211개) 기록을 새로 썼다. 상무에서 전역하고 돌아온 한동희는 25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커리어하이를 경신했다.
선발진 육성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 올시즌에는 엘빈 로드리게스(159.2이닝), 나균안(149.1이닝), 박세웅(147.1이닝), 제레미 비슬리(147이닝), 김진욱(144.1이닝) 등 5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규정 이닝(144이닝)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2015년 KBO리그가 10개 구단 체제 이후로는 최초의 사례였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사령탑으로서는 가을야구 진출 없이도 경질당하지 않고 오랜만에 계약기간을 모두 완주한 감독이 됐다. 롯데 구단도 성적부진의 책임을 김태형 감독에게만 물을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재계약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롯데는 지난 12일 정규시즌 종료 이후 약 2주가 지나고 나서야 결국 김태형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하루 전인 23일에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간 고생한 감독에 대한 예우나, 다음 시즌 준비를 고려했다면 끝까지 우물쭈물하며 시간을 지체해버린 모양새가 아쉽다. '우승청부사'로 명성을 떨쳤던 김 감독이지만, 결국 롯데에서는 3년간 미완의 '리빌딩'만 남긴 채 팀을 떠나게 됐다.
김태형 감독이 물러나면서 롯데는 또다시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롯데는 2017년 3위로 마지막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이후로 올해까지 구단 역사상 최장기간인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 범위를 더 넓히면 2013년부터 최근 14시즌간 13번이나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1992년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KBO리그 역사상 최장기간 무관' 기록은 34년으로 또다시 경신됐다.
롯데는 가을야구와 멀어진 9년간 조원우·양상문·허문회·래리 서튼·김태형 등 정식 감독 5명과 공필성·이종운 감독대행 2명이 팀을 거쳐갔다. 롯데 출신-외국인-초보-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성향의 지도자들을 두루 영입해봤으나 누구도 롯데를 재건하는 데는 실패했다.
길어지는 암흑기 속에 시즌 관중도 136만 401명으로 2025년(150만 7704명)보다 약 10% 가까이 감소할 만큼 팬심도 냉랭해지고 있다. 과연 기나긴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는 롯데를 구원해낼 수 있는 새로운 감독은 누가 될까.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에서 가장 권력지향적"... 한 석으로 협치의 다리 놓은 시의원
- "키오스크 주문부터 음식 수령까지"... 교사가 앱 개발한 까닭
- 남 살리고 죽어버린 '더 커뮤니티2' 햄릿 "진짜 아쉬운 건..."
- '암살자(들)' 역사왜곡이라는 아이들... '박정희 포럼'에 보인 반응
- 로봇청소기에 식세기까지 있는데, 왜 엄마는 더 지칠까?
- 그날 옥상, 힌츠페터 묻고 미국 청년 답하다... 46년만에 다큐로
- 절대 열리지 않는 서랍을 뜯었더니... 윤종신이 해준 위로
- 미국 제안엔 침묵, 중국과는 결속... 김정은이 단둥에서 보낸 메시지
- 프랑스 시민 40만 명 거리로 나섰다... 경찰력 총동원
- '강남 1호' 재초환 부담금 연내 부과 예고…재건축 시장 초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