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폭락에도 돈 몰렸다”…요즘 뜨는 글로벌 ETF
수익률은 필수소비재·에너지 강세

하나증권이 10월 19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12~16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SOXL’은 33% 급락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약 71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미국 상장 주식형 ETF 가운데 자금 순유입 규모 2위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SPY’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 SOXL은 반도체 관련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레버리지 ETF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나스닥1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TQQQ’는 한 주간 16% 하락했지만 약 8억1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한국 주식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KORU’는 무려 40% 급락했는데도 약 6억5000만달러 자금이 들어왔다. 일반 지수형 ETF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에 약 47억1000만달러,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에 약 39억3000만달러가 각각 순유입됐다. 증시 급락에도 주식 시장을 떠나기보다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 수요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제 수익률이다. 투자자가 기술주와 반도체 반등에 베팅하는 사이 수익률 상위권은 필수소비재와 에너지 ETF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필수소비재 ETF ‘XLP’는 5% 상승했다. 에너지 ETF ‘DRLL’도 6% 올랐다. 반면 나스닥100 ETF QQQ는 6%, 글로벌 반도체 ETF ‘SMH’는 11% 하락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성장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경기방어주와 에너지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다.
글로벌 ETF 시장 전체로 보면 주식형 상품을 향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중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10월 7일 기준 최근 1주일간 선진국 주식형 ETF에 약 542억달러, 신흥국 주식형 ETF에 약 19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특히 북미 주식형 ETF에만 약 444억달러가 몰렸다. 반면 글로벌 채권형 ETF 순유입 규모는 약 202억달러로 직전 주(326억달러)보다 감소했다. 다만 주식형 ETF 내에서도 투자 전략에 따른 차별화가 뚜렷하다. 성장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기 어려워지며 기업 실적과 현금 창출 능력이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급락한 ETF에 무조건 투자하기보다 기초자산의 실적과 상품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장기 보유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표 지수형 ETF를 핵심 포트폴리오로 유지하되, 실적과 자금조달 여건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적절하다”며 “반도체 ETF 역시 기업 실적 전망과 신용 시장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낙폭만을 근거로 매수 범위를 확대하기보다 단기 거래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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