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6주기] 반도체 넘어 문화예술까지…그가 남긴 또 하나의 유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별세 6주기를 맞아 삼성 총수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23일 경기 수원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고인의 경영 성과와 함께, 평생 수집한 미술품과 문화유산을 통해 한국 문화예술계에 남긴 발자취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대표적인 문화예술 유산은 '이건희 컬렉션'이다.
고미술품과 문화유산 수집에 관심이 많았던 이 창업회장은 1982년 경기 용인에 호암미술관을 열고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건희 컬렉션' 미국 이어 영국서 전시…한국 미술 세계에 소개
호암·리움으로 이어진 문화예술 후원…국가 기증으로 나눔 확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별세 6주기를 맞아 삼성 총수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23일 경기 수원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고인의 경영 성과와 함께, 평생 수집한 미술품과 문화유산을 통해 한국 문화예술계에 남긴 발자취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삼성은 이날 이 선대회장의 기일인 25일에 앞서 수원 선영에서 6주기 추도식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과 삼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 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 귀국한 뒤 이날 오전 8시 38분께 선영을 찾았다. 삼성 주요 경영진도 별도로 선영에 도착해 참배했다.
이 선대회장은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주력 사업을 글로벌 시장의 선두권으로 끌어올렸다. 사업 확장과 별개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에도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그가 평생 모은 작품들은 별세 이후 유족들의 국가 기증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됐고, 현재 미국을 거쳐 영국에서도 전시되고 있다.

국민 350만명 만난 이건희 컬렉션…국가 기증 5년
이 선대회장이 남긴 대표적인 문화예술 유산은 '이건희 컬렉션'이다. 지난 2021년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유산과 미술품은 총 2만3181점에 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2만1693점, 국립현대미술관에 1488점이 각각 기증됐다.
기증품에는 국보 14건과 보물 46건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이 포함됐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전통미술의 대표작은 물론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대거 포함됐다. 클로드 모네와 파블로 피카소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개인 소장품이 국가 문화자산으로 전환되면서 일반 관람객들이 주요 작품을 접할 기회도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2021년부터 기증품 특별전을 열어 작품을 공개했다. 이듬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비롯해 서울에서 시작된 전시는 광주와 대구, 청주, 제주, 경남, 부산, 울산 등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건희 컬렉션 국내 순회전의 누적 관람객은 35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단일 컬렉션을 주제로 한 국내 전시 가운데 역대 최고 기록이다.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된 작품들이 지역 순회전을 통해 공개되면서 서울에 집중됐던 주요 미술품을 전국 각지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기증품을 활용한 전시와 연구, 교육 프로그램의 범위도 넓어졌다.
이건희 컬렉션은 개인이 수집한 주요 문화유산이 국가 소장품으로 편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미술품부터 근현대 회화까지 폭넓은 작품들이 공공의 영역으로 옮겨지면서 국내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시·연구 기반도 확대됐다.
美 19만5000명 관람…워싱턴·시카고 거쳐 런던으로
국내에서 시작된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지난해부터 해외로 무대를 넓혔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첫 해외 순회전에는 약 8만명이 방문했다. 최근 10년간 이 박물관에서 개최된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미국 시카고미술관에서 열린 두 번째 전시에는 약 11만5000명이 찾았다. 워싱턴과 시카고 두 도시에서만 19만5000명이 한국의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관람한 셈이다.
이달 1일부터는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마지막 해외 순회전인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이 열리고 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79건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5건, 영국박물관 소장품 6건 등 모두 100건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국보 10건과 보물 13건이 포함됐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비롯해 한국의 고미술과 근현대 작품을 폭넓게 소개한다.
영국박물관에서 이 같은 규모의 한국 미술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1984년 이후 42년 만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과 근현대 미술작품을 보유한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의 소장품을 함께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호암에서 리움까지…3대에 걸친 문화예술 후원
삼성가의 문화예술 후원은 이병철 창업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미술품과 문화유산 수집에 관심이 많았던 이 창업회장은 1982년 경기 용인에 호암미술관을 열고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부친이 시작한 수집 활동을 한층 넓혔다. 한국의 고미술뿐 아니라 국내외 근현대 미술까지 수집 대상을 확대하고, 작품 보존과 연구에도 투자했다. 2004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연 삼성미술관 리움은 이러한 활동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호암미술관이 한국 전통미술을 중심으로 출발했다면, 리움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함께 소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콜하스가 설계에 참여한 건물도 개관 당시 화제를 모았다. 두 미술관은 현재까지 국내외 주요 작가들의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의 문화예술 지원은 미술관 운영에 그치지 않았다. 삼성문화재단은 1997년부터 유망한 음악가에게 고가의 현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하는 '삼성 뮤직 펠로십'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복지재단도 유아와 부모가 함께 전시를 관람하는 리움미술관 연계 가족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왔다.
해외 주요 박물관의 한국관 조성에도 지원이 이어졌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영국 빅토리아앤앨버트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등이 삼성의 문화예술 후원 사례로 꼽힌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들은 2021년 미술품 국가 기증과 함께 총 1조원 규모의 의료 분야 기부도 발표했다.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치료 지원에 3000억원을 배정했다. 이후 관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환아 치료와 연구, 의료기관 간 협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병철 창업회장이 호암미술관을 개관한 지 44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리움을 연 지 22년이 흘렀다. 올해 6주기에는 유족과 주요 경영진의 선영 참배에 이어 추모 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현재 영국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내년 1월 31일까지 계속된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중수청 지휘감독' 논란 들불처럼 확산…국민의힘, 수사 독립성·AI 보안 공세
- 대권 가속도? 정치적 치명상?…오세훈 '운명의 날' 밝았다
- 증시 책임론에 쏙 빠진 정부…오를 땐 정책 덕, 떨어지니 기업 탓?
- SK하이닉스, 美 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 접는다
- 후티 미사일에 뚫린 사우디 석유 심장부…아람코 본사 전원 대피령
- 친명도 불만 속출…민주당의 '리스크'로 떠오른 대통령 SNS 정치
- '13개 상자'에 담긴 이상 투표지…선관위 특검, '정밀 감정' 통해 의혹 풀까
- 北, 대남 확성기 시험방송 정황…접경지 주민들 "귀신 소리 들려"
- 5.18 다뤄서 논란?… 반복되는 대중문화 ‘사상 검증’ [이슈]
- 선발로 설 자리 좁아지는 양현종, 불펜서 힘 보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