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조선은 잘나가는데"…韓 디지털 서비스 수출 현 주소는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의 디지털 서비스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제조업을 함께 고려하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서비스 분야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비스 수출만 별도로 평가할 때 나타났던 일부 비교우위가 반도체·조선 등 상품 수출까지 포함하자 사라진다는 것이다.
고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정보통신정책학회·산업연구원 공동 정책토론회에서 '우리나라의 디지털 서비스 수출 경쟁력과 AI 통계 대응'을 주제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고 연구위원은 지난해 서비스 무역 분야별 현시비교우위지수(RCA)를 서비스 수출만으로 계산한 결과와 상품·서비스 수출을 함께 반영한 결과로 나눠 비교했다. RCA가 1 이상이면 세계 수출 구조와 비교해 해당 분야에 상대적인 비교우위가 있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서비스 수출만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의 지식재산권 사용료(1.06), 기타사업서비스(1.10), 개인·문화·여가서비스(1.52)는 비교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상품 수출을 합산하면 각각 0.69, 0.71, 0.99로 낮아졌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역시 0.85에서 0.55로 떨어졌다. 제조업 수출을 반영한 분석에서는 디지털 전달 서비스 분야 중 RCA가 1을 넘는 분야가 없었다.
고 연구위원은 "서비스 분야에서 거의 경쟁력 있는 분야가 별로 없다"며 "반면 전통 서비스 분야에서는 해상운송과 건설·엔지니어링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 실적에서도 디지털 서비스의 취약성이 확인됐다. 세계무역기구(WTO) 추정치를 기준으로 지난해 한국의 디지털 전달 서비스 수출은 약 750억달러(약 99조원), 수입은 약 888억달러(약 11조원)로 138억달러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컴퓨터서비스는 지난해 20억5800만달러(약 2조7225억원) 적자로,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전체가 흑자를 유지한 것과 대조됐다.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서비스 공급에서도 미국과 차이를 보였다. 2022년 통신·컴퓨터·정보·영상 서비스 수출에서 현지법인 방식인 '모드3'의 비중은 한국이 25.0%였지만 미국은 85.2%에 달했다. 이러한 현지법인 거래는 일반적인 서비스수지 통계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
문제는 디지털 서비스의 경제적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 연구위원의 분석에서는 디지털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 분야보다 높은 복잡성 지수를 보였으며, 국내 부가가치 수출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일부 분야는 고부가가치 제조업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 연구위원은 "디지털 서비스의 중요성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화를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출이 많이 증가하지 못한다면 국가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 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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