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867만 명 ‘역대 최대’…정규직과 임금격차 194만원으로 확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가 867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38.5%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체 임금근로자는 2252만6000명으로 11만3000명 늘었는데, 증가분의 약 91%가 비정규직에서 발생한 셈이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38.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월급 405만원·비정규직 211만원…임금격차 9년 연속 확대
60세 이상 비정규직 318만 명…고령층 중심 고용 증가에 일자리 질 개선 과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월평균 194만원까지 벌어졌다. 정규직 임금이 처음으로 400만원을 넘어선 반면 비정규직 임금 상승률은 1%대에 그치면서 근로형태에 따른 소득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고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사회보험 가입률과 근로복지 수혜율에서도 격차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고용안전망 강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67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2024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는 1385만5000명으로 1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임금근로자는 2252만6000명으로 11만3000명 늘었는데, 증가분의 약 91%가 비정규직에서 발생한 셈이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38.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38.4%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29세 이하 비정규직은 148만2000명으로 6만4000명 감소했고, 40대에서도 2만명 줄었다. 30대와 50대는 각각 3만9000명, 1만1000명 증가했다.
청년층의 비정규직 감소를 고용 여건 개선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구 감소에 따른 취업자 수 축소와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함께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김락현 국가데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은 “15∼29세 청년층과 40대는 인구가 감소하는 연령대라 취업자 감소 효과가 기본적으로 있다”며 “청년층은 고용 상황 자체가 어려워 비정규직 취업자 감소에도 일부 영향이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근로형태별로는 한시적 근로자가 603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8만7000명 증가했고, 시간제 근로자는 438만2000명으로 15만2000명 늘었다.
반면 파견·용역·일일근로자 등을 포함하는 비전형 근로자는 178만6000명으로 4만8000명 감소했다.
특히 전체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2명 중 1명 이상이 시간제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186만7000명으로 전체의 21.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11만2000명 증가한 규모다.
숙박·음식점업도 85만6000명으로 4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정보통신업과 공공행정에서는 각각 2만4000명, 2만2000명 감소했다.
고령층 취업과 돌봄·사회복지 분야의 일자리 확대가 비정규직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간제·한시적 일자리가 함께 증가하면서 고용 규모 확대가 안정적인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405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15만6000원(4.0%) 상승했다. 정규직 월평균 임금이 4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11만2000원으로 2만4000원(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지난해 180만8000원에서 올해 194만원으로 13만2000원 확대됐다.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격차이자 2018년부터 9년 연속 확대된 결과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52.1% 수준으로 지난해 53.6%보다 1.5%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이러한 임금 격차는 근로시간과 근로일수 차이 등을 반영하지 않은 월평균 임금 비교라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시간제 근로자를 제외한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309만8000원으로 정규직의 76.5% 수준이었다. 이 경우에도 정규직과의 임금 차이는 95만4000원에 달했다.
김 과장은 비정규직 임금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배경에 대해 시간제 근로자와 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자가 증가한 영향을 언급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업의 고용 확대도 임금 구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근로형태에 따른 격차는 임금뿐 아니라 사회보험과 근로복지에서도 확인됐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36.5%로 전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건강보험 가입률도 53.0%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54.0%로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88.6%, 건강보험 95.7%, 고용보험 93.0%로 집계됐다. 퇴직급여 수혜율에서도 정규직은 96.2%에 달했지만 비정규직은 45.7%에 머물렀다. 비정규직의 상여금 수혜율은 39.2%, 시간외수당은 31.1%, 유급휴일은 38.4%로 모두 전년보다 낮아졌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임금뿐 아니라 사회보험과 근로복지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노동시장의 고용구조는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임시근로자(Temporary Workers)는 올해 8월 634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8만5000명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2%로 0.7%포인트 상승했다.
국가별 비교가 가능한 2025년 기준 한국의 임시근로자 비중은 27.5%로 네덜란드(25.8%), 일본(14.2%), 캐나다(11.8%), 독일(11.5%) 등을 웃돌았다.
다만 OECD 임시근로자 통계는 국내 비정규직 통계와 분류 기준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현재의 근로형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8.0%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자발적 선택 사유로는 ‘근로조건에 만족'이 59.9%로 가장 많았고, ’안정적인 일자리' 21.7%, ‘직장 이동 등' 11.4%, ’노력한 만큼의 수입이나 근무시간 조절 등' 7.0% 순이었다.
비정규직의 현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3년으로 전년보다 1개월 늘었고,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29.5시간으로 1.3시간 증가했다. 이처럼 비정규직 근로형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비정규직 일자리를 불안정 고용으로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자발적 선택 여부와 별개로 임금 및 사회보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정책적으로 살펴볼 부분이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시간제 일자리 수요 증가와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근로형태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하면서도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줄이고, 청년층의 안정적인 노동시장 진입을 뒷받침하는 등 연령별·근로형태별 특성을 고려한 고용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규모와 비중이 동시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마저 확대되면서, 앞으로 정부 고용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일자리 증가 규모뿐 아니라 임금 수준과 고용 안정성, 사회안전망 등 일자리의 질적 지표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