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찍을 이유 없어졌다”…여권 리스크 된 ‘광역단체장 3인방’

여권에 ‘광역단체장 리스크’가 들이닥치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어서다.
가장 논란이 큰 건 추미애 경기지사다. 추 지사는 지난달 7일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을 후보자로 지명한 뒤부터 “친윤 검사”라는 이유로 공개 반대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SNS에 “(김 후보자는) 굳이 말하면 반윤(반윤석열)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으로 발탁 승진도 했다”고 하자, 추 지사가 “맛집에 추천을 받아갔지만 들여다보니 위생은 엉망이었고 직원들도 불친절했다”고 받아치며 여당 내에서 지지층 분열 리스크가 부각됐다.
추 지사의 도정도 논란 거리다. 재정난을 이유로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 등 복지 예산을 칼질했지만, 관사 임대 보증금으로 예산 12억원을 사용한 게 알려지며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더해 지난 13일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발언해 설화에까지 휩싸였다. 경기도의 한 재선 의원은 “서울 선거의 리스크가 부동산이라면 경기도는 추 지사가 마이너스 요소가 됐다”며 “‘추 지사를 찍은 손을 지지고 싶다’는 처참한 얘기까지 들려온다”고 했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광주의 민형배 시장을 바라보는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 등 통합된 전남광주 지역 내 갈등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전남광주시는 8월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동부권에 있는 순천대를 교육부에 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경쟁에서 탈락한 목포대 주변의 목포 등 서남권이 일제히 반발했지만, 민 시장은 갈등 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
민 시장이 지난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의회가 너무 깊숙이 집행기관 업무에 개입하거나 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자, 사흘 뒤 전남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선 여당 소속 시의원(김문수)이 “감옥에 간 윤석열도 의회를 경시하고 무시했다”고 따지는 일도 벌어졌다. 호남의 한 의원은 “통합특별시가 막 만들어져 현안이 복잡한데, 민 시장이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민심이 흉흉하다”고 했다.
다른 광역단체장들도 최근 크고 작은 논란을 빚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달 29일 민주당 유튜브에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공중파 방송국 국장에게 ‘머리 깨버린다’고 했다”고 발언하고, 시의회 본회의 도중 유튜브에 댓글을 써 논란을 빚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지역화폐 캐시백 중단 논란을 겪었다. 인천의 한 민주당 의원은 “캐시백 중단으로 지역 민심이 많이 악화돼 걱정”이라고 했다.

광역단체장 리스크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리얼미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광역단체장 선호도 조사’에서 1~3위는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지했다. 7~16위는 모두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었다. 추 지사는 33.2%로 최하위, 박 시장은 34.7%로 14위, 민 시장은 41.2%로 11위에 머물렀다. 추 지사는 3개월 연속 최하위권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광역단체장 리스크가 차기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광역단체장이 못하면 민주당에 굳이 표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여론이 힘을 받게 된다”며 “박빙 지역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위원장 염태영)는 김민석 대표 지시로 조만간 광역단체 평가를 시작하고 개선 사항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18일 부산 기초단체장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앞으로 시민 선택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은 전재수 시장과 7명의 구청장에게 거의 다 달려있다”고 말하는 등 총선에서 자치단체장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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