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통제불능 약탈·폭력 사태…프랑스 국민에 수치심”

고성표 2026. 10. 19.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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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엘리제궁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TV에 나오고 있다. 전날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폭동과 약탈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국적인 고물가 항의 시위가 약탈과 방화 폭력 사태로 번진 데 대해 “그 무엇도 정당화하거나 설명하거나 변명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동시에 생활비 부담과 청년층의 미래 불안 등 시위 배경에는 “정당한 우려”가 있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도 약속했다.

연설은 한국시간 19일 새벽 3시 마크롱 대통령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프랑스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Adresse aux Français)’이라는 제목으로 생중계됐다.

그는 “극좌 소수 집단의 선동 세력이 범죄자들과 합세해 우리 도시에서 통제 불능의 폭력을 자행했다”며 “국민 모두가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모주 시청 화재와 리옹 관광안내소 공격, 마르세유 시청 난입, 보르도 지방장관 관저 공격 등을 열거했다.

이어 “파괴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하고, 약탈한 자들은 배상해야 한다”며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에는 사전 정보 수집과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점검해 재발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다만 평화적인 시위 참가자와 폭력 가담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생활비 상승과 연료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다”며 시위대의 불안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유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프랑스가 참전하지 않은 페르시아만 분쟁의 여파를 지목했다. 에너지 공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19일부터 예정된 중동 순방에서도 국제적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18일 일요일 프랑스 파리에서 벼룩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한 시위 참가자가 최루가스 사이를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청년층의 불안에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미래와 학업 환경, 진로,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걱정하고 있다며 “그들의 목소리를 편견 없이 듣고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교사, 노사 대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의원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방정부가 도시와 공공건물, 상점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면 특정 집회를 금지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각 정당과 노동조합, 직능단체에도 폭력을 명확히 규탄하고 긴장 완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피해 상인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청과 대화는 유약함이나 처벌 면제를 뜻하지 않는다”며 폭력에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리에서의 소요가 아니라 정당과 언론, 평화로운 집회에서 토론해야 한다며 “프랑스에는 단결과 평온, 존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연설 직후 마크롱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에는 사임을 요구하거나 연설에 구체적인 해법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일부 이용자는 연설의 짧은 분량과 내용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공식 집계상 이날 시위 참가자는 전국적으로 55만명, 파리에서만 11만명에 달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상점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는 등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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